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경인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까지 총연장 18㎞ 구간에 폭 80m 수심 6m의 깊이로 2조7000억원의 건설비가 투입된 운하사업이다.
개통 7년차를 맞은 2017년 12월 말 기준 아라뱃길 물류성적표를 보면 물동량 실적은 378만7000t으로 계획 대비 8.7% 수준으로 해운물류 기능이 상실된 지경이다. 아라뱃길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벌인 국토부도 "처음부터 이 사업은 타당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항만물류 중심인 경인운하의 기능 전환과 존폐 여부를 수자원공사가 발주자가 아닌 새로운 연구 용역과 공론화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라"고 권고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인천터미널의 활성화 방안을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고 김포터미널은 유통물류 지원 기능으로 전환을 검토하며 뱃길은 초중량 화물을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대책이 있어야 한다. 과감한 정책적 지원 없이는 물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즉 아라뱃길 이용에 인센티브를 주고 인천항과 연계한 중량화물과 대형화물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새로운 여건을 만들어 활성화시킨다면 장기적으로 복잡한 육상 운송을 줄여 도로 파손과 미세먼지 등 환경공해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운송수단별 사회적 비용은 t당 ㎞기준으로 도로 258원, 철도 44원, 해상 9원이 소요된다. 해운은 도로운송보다 약 30배가 저렴한 운송 수단이며 앞으로 친환경 항만 정책에 따라 늘어날 LNG 추진 선박을 감안하면 더욱 운송비는 저렴하게 될 것이다. 경인아라뱃길과 한강을 연계한 유람선 운항 사업이 서울시가 생태계 변화 등을 이유로 유람선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친환경 선박을 통한 새로운 해상 물류운송과 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다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서울시는 경인운하에서 한강까지 운행하는 1000t급 유람선 접안을 위해 여의도에 대규모 통합 선착장을 건설 중이다. 인프라 조성단계부터 상호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양 기관의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한다. 필자는 아라뱃길 물류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조성 초기부터 중고자동차와 선박수리업 클러스터로 특화했다면 물동량 창출과 인천, 김포터미널 활성화에 기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인천은 당시에 전국 중고차 수출물량의 90%를 차지하는 항만이었다. 현재 검토 중인 중고차 관련 남항 인근 역무선 및 석탄부두 부지는 장기적으로 부두가 외부로 이전되어야 조성이 가능하고 과거 연안부두 주민들도 반대한 지역이며 내항 4부두 일대는 내항재개발 개발 대상 지역으로 민원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는 차량 이력이 정확히 관리되어 정상적으로 옥션 기능에 의해 경매되고 수출 차량도 수입국 입장의 검사와 관리체계가 동일 지역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프라 조성이 용이한 지역이었다. 또한 중소형 친환경 선박제조와 부품공급 지역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IPA는 현재 전국 최초로 친환경 선박 에코누리호를 띄우고 있다. 공해 없는 선박은 앞으로 수요가 증가될 것이다. 과거 우리 인천은 선박 건조와 수리업체가 많은 곳이었고 지금도 수도권 주변에는 소규모 선박 수리 및 제조 수요가 많은 시장이다. 선박수리 조선단지 예정지는 거첨도 일대에 계획되어 있지만 지역주민 반대로 정지 상태다.

지금까지 인천항을 이용하는 물류도, 공항을 이용하는 물류도, 앞으로 예상되는 남북교역의 물류도, 물류체계를 아라뱃길을 통한 물류 전환 정책이나 육성하려는 노력은 하지도 않고 어떻게 아라뱃길을 통한 물류 활성화를 기대하겠는가. 이미 만들어진 인프라 육성책을 정책적으로 찾아보자. 당초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대표적 사례였다면 정치적으로 풀어보자. 네덜란드는 수로를 통해 유럽을 연결하고 있다. 우리도 하면 될 일이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이면 인천항이 남북 경제 협력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을 했다. 앞으로 환황해 시대가 열리면 인천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해수부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수도권에는 2500만의 시민이 모여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이다. 아라뱃길은 수도권 시민들이 한강을 통해 서해와 연결될 수 있는 관광과 레저 그리고 해양을 접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 휴식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제 국토부로 공은 넘어갔다. 서울시와 인천시도 이참에 서로 힘을 모아 경인아라뱃길의 기능이 재정립되는 기회가 되도록 종합적으로 논의되어 인천과 김포지역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