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문단, 행사 참석 최소화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인천시 간부 공무원들이 '러시아 해군의 날' 행사 기간에 맞춰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비행기에 오른다. 해군의 날 기념 행사와 연계돼 열리는 '인천광장' 개장식에 참석하려는 것이다. 이들은 공식 초청을 받은 관함식에는 불참 의사를 전달했지만, 러시아군 행사가 벌어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사절단 자격으로 일정을 소화한다.

인천시는 김상섭 일자리경제본부장과 나기운 국제협력과장이 26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다고 25일 밝혔다.

두 사람은 27일 낮 12시(현지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 '인천광장' 개장식에 참석한다. 인천광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1000㎡ 규모로 최근 준공됐다. 지난 2011년 연안부두에 꾸며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당초 상트페테르부르크시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박남춘 인천시장은 현안 처리를 이유로 행사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방문은 양 도시 협력 사업의 일환이지만, 최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논란이 벌어지면서 어색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인천광장 개장식은 러시아 해군의 날(28일) 기념 행사와 연계해서 치러진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 수장된 러시아 전함 바랴크호를 재조명하면서 양 도시 교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28일에는 현지에서 러시아군 관함식도 진행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는 인천 대표단의 교통·숙박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 국제협력과 관계자는 "해군의 날 관함식도 초청받았지만 영공 침범 논란으로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며 "사절단은 인천광장 개장식만 참석하고 별도 일정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