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동부취재본부 차장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논어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공자의 제자 유자(有子)의 말로,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제1대 하남시 청소년의회가 지난달 8일 하남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대식을 갖고 출범했다. 청소년의원들은 이날 의장단도 구성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고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인 손예원(신평중 3년) 양이 의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부의장에는 유상혁(위례고 1년) 군이 선출됐다. 출석의원 24명이 자율적으로 투표한 결과다.
한 청소년의원은 "선배, 친구가 아닌 청소년의회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청소년의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율적인 토론을 거쳐 공정하게 의장을 뽑았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2조는 '아동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고, 어른은 아동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남시 청소년의회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학회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청소년의원의 참여실태, 참여경험, 참여를 통한 시민성 변화 정도, 참여경험과 시민성 변화 간의 관계를 연구해본 결과 모두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하남시와 하남시의회의 역할과 노력 또한 필요하다.

멘토가 된 하남시의원들은 청소년의원들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청소년 참여권을 확대하는 조례 제·개정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하남시도 청소년의원들이 상정한 안건 반영에 대한 기본적인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기본은 출발 지점이기도 하고 회귀할 지점이기도 하다. 기본 없이 시작할 수는 있지만 오래갈 수는 없다.
하남시 청소년의회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이념이 담보된 사회교육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