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그릇'을 키우는 비결
▲ 존 헤네시 지음, 구세희 옮김, 부키, 272쪽, 1만6000원.

"정부나 기업, 비영리 단체 등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리더십의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조직과 직원, 고객의 안녕이 아니라 자신의 사리사욕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이보다 더 만연한 것이 바로 변화를 통해 조직을 이끄는 방법에 대한 이해의 간극일 것이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조직의 기반이 얼마나 튼튼하든, 역사가 얼마나 길든, 21세기에도 변함없이 번창하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모든 조직은 스스로를 새로이 변화시켜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리더십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Introduction 다음 세대를 이끌 이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 중에서 28쪽)

이 책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이사회 의장이자 나이트-헤네시재단의 대표 존 헤네시가 자신의 리더십론과 인간 성장론을 10가지 원칙으로 집약해 들려준다.

존 헤네시는 교수, 엔지니어, 창업가, 관리자, 장학 사업가, 그리고 경영자로서 세계 최고 대학과 최고 기업의 리더를 맡아 왔으며 스스로 벤처 기업을 창업해 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하는 한편, 구글 공동 창립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인재를 제자로 길러 냈다. 또 16년간 총장을 지내며 스탠퍼드대를 초일류 대학으로 발전시켰으며 현재는 구글 알파벳의 디지털 혁명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이처럼 학계, 업계, 비영리 세계 그리고 정부를 아우르는 커리어 여정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부터 조직 전체를 관리하는 가장 높은 자리까지 다양한 리더를 경험한 지은이가 배운 교훈들을 자세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지은이의 지성과 지혜, 경험과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은이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은 겸손, 진정성, 봉사, 공감이라는 리더십의 토대를 이루는 4가지 원칙과 이를 흔들림 없이 실천하게 해주는 용기라는 원칙, 그리고 현실에서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인 협업, 혁신, 호기심, 스토리텔링, 유산이라는 5가지 원칙이다.

겸손, 스토리텔링, 유산처럼 뜻밖의 것도 있고 용기, 협업, 혁신처럼 누구나 수긍할 만한 것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모두 지은이의 경험과 시각으로 재해석되어 신선한 깨달음을 선사하며 풍성하고 적절한 사례로 뒷받침되어 설득력을 더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만연한 리더십 위기를 극복할 혜안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삶의 근본 지침까지 제시하며 성공과 성장 사이, 사람의 그릇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꿈이 있다. 그 꿈을 생생한 스토리로, 너무나 매력적이고 현실적인 스토리로 바꾼다면 사람들이 당신과 그 스토리를 공유하고 싶게 할 수 있다. 그들은 실제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며, 열심히 일해도 거의 보상받지 못할 것이며(적어도 처음에는), 다른 곳에서 더 쉬운 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러한 움직임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들은 개인보다 더 거대하고 더 중요한 무언가에 속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을 믿는다면 당신을 따라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것이다."(본문 중에서206쪽)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