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
4개국 무용수 행복·고통 등 표현
▲ 이탈리아 컨템퍼러리 작품 'Beyond Limits'가 표현한 사랑과 타락의 경계. /사진제공=연수구무용협회

올해 7회째를 맞이하며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019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가 오는 20일 오후 5시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열린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등 4개국의 무용수들이 '감정에 대한 이미지의 표현 몸짓'이라는 주제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마련했다.

축제의 시작은 박혜경의 안무로 '신(新) 나나니'가 연다. 인천지역 전래 노동요 '나나니'를 응용한 컨템퍼러리 작품으로 윤현주, 김은경, 이경희, 최효중, 김정연, 송혜숙 등이 출연해 갯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아낙네들의 애환을 표현한다.

본 공연은 '행복'을 주제로 이탈리아 컨템퍼러리 '거의 귀가 먹은 … 나는 돼지를 좋아한다'가 막을 연다. 이 작품은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해 만들어져 청중은 자신의 신체에 느껴지는 진동을 통해 소리를 '보는' 이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안무가 비토 알파라노는 2009년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국제안무경연대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실력파다.

이어 '즐거움'을 주제로 최지혜가 김묘선류 소고춤을 선보인다. 굿거리, 자진모리, 동살풀이, 휘모리 등 장단에 춤을 얹어나가는 즉흥성이 돋보인다.

다음으로 '고통과 분노'의 감정이다. 컨템퍼러리 작품 'All in'이 말레이시아 출신 파우지 아미루딘의 안무에 샤피크 유서프의 역동적인 몸짓으로 분출한다. 안무가 파우지 아미루딘은 최근 이 뽑은 말레이시아 무용수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사랑과 희망'은 전통발레로 선사한다.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발레극 '돈키호테' 중 3막의 결혼식 장면을 서울발레시어터의 한혜린과 카탄바타르 오동구가 선보인다.

이탈리아 컨템퍼러리 작품 'Beyond Limits'가 '사랑과 타락'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묻는다. 비토 알파라노가 안무하고 페더리카 이아쿠치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에서 영감을 받았다.

'웃음'을 주제로 한 컨템퍼러리 '헤픈 웃음'이 강선미의 안무로 한바탕 무대를 뒤흔든다. 이예은, 백주희, 강선미가 출연하는 '헤픈 웃음'은 작품을 끌어가는 세 개의 키워드 '소란', '호시탐탐', '헤픈 굿'으로 침묵의 '역설-탐색-해체'의 과정을 의미한다.

촉망받는 안무가 박나훈이 '투쟁'과 '동정심'이라는 묵직한 주제로 인도네시아 무용수 로마리오 파토기안, 이스마일 물라디와 호흡을 맞췄다. 컨템퍼러리 작품 '알 수 없는 사람들을 만지십시오'는 투쟁의 대상인 타자가 일견 동정의 대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는 2013년부터 매년 펼치고 있는 인천 연수구의 장기적인 국제 연계사업이다. 이번 춤판을 총괄한 박혜경 연수구무용협회장은 "감정에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몸짓으로 표현해보고자 애쓴 무대"라며 "연수구민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 문화향유권의 충족과 순수창작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