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m 옆 아파트 입주민 시위격렬 항의·욕설로 아수라장국토부 "주민의견 검토" 답변
▲ 국토교통부가 추진중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이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앞을 관통하면서 소음, 분진 등의 피해를 걱정하는 입주자들이 집단 항의에 나섰다. 16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수원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린 해당 사업 공청회 도중 한 주민이 무대위로 올라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국토교통부의 '오산~용인 고속도로 건설사업' 과정에서 열린 첫 주민설명회가 수원시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으며 파행으로 끝났다.<인천일보 7월 10일자 19면> 

국토부는 16일 오전 10시 수원 팔달구 민방위교육장에서 '오산~용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개발계획이 주민에게 공식 공개된 건 2016년 추진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토부, 환경부와 사업 제안자인 현대건설, 설계사 등이 참여했다.

설명회를 주관한 국토부는 ▲계획노선 주요내용 ▲민간투자사업 진행 절차 ▲환경·소음관련 현황 등을 설명한 뒤 주민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설명회 시작 전부터 수원 해모로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 100여명이 '돈벌이에 눈먼 현대건설 각성하라'는 등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주민 항의는 본 설명회까지 이어졌다. 현대건설과 설계업체 측은 화면을 통해 사업을 설명하는 족족 주민들은 "남의 마당에 뭐하는 짓이냐"며 반발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자료에서 해모로 아파트와 고속도로 간 이격거리가 나오지 않자 주민들은 "사람 갖고 장난치느냐", "피해를 넘어가려는 것이냐"는 등 고함을 쳤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일부 주민이 설명회장 단상위로 올라가 관계자 면전에다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미친X", "XX" 등 욕설까지 난무하면서 결국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오산~용인 고속도로 사업계획을 보면, 수원 광교를 지나는 고속도로 중 해모로 아파트 앞을 통과하는 구간이 있다. 지금은 녹지로 돼있는 부지다.

아파트 4개 단지와의 이격거리가 불과 46m이고, 고속도로 높이는 10층과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근에 있는 용인~서울 고속도로(약 55m)보다 9m 정도 가깝다.

사업 협의체인 환경부와 현대건설은 조사결과 해모로 아파트를 비롯해 모두 14개소에 소음영향이 있을 것으로 나타났고, 향후 방음벽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사전 통보가 없었고, 이격거리도 워낙 가까워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대립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더 이상 정상적인 설명회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주민들의 의견을 인지했고, 내부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을 하고 마무리 지었다.

김형환 해모로 아파트 입주자협의회장은 "너무 불합리하다"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관련기사
광교 아파트 앞 두동강 낼 고속도로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민간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수원시 광교신도시내 한 아파트 앞을 관통해 입주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9일 광교 H아파트 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오산~용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을 공고하고 시행자 선정 등 절차를 준비 중이다.해당 고속도로는 오산시 양산동(서오산TG)부터 용인시 성복동(서수지TG)을 연결하는 17.3㎞ 길이의 왕복 4차로 노선이다. 2021년 착공, 2026년 준공예정이다.사업비는 1조원에 달하며 민간(가칭 경기중앙고속도로)이 투자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