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 왼쪽) 6일 0시55분쯤 인천 자월도 서방 2.5㎞ 해상에서 한중카페리 A호(1만2304t·승선원 200명) 기관실에서 화재 발생했다.(사진 위 오른쪽) 사고 선박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아래) 이날 오전 9시쯤 구조된 승객들이 제1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1만t급 한중 카페리에서 불이 나 승객 150명이 대피했다. 불길이 초기에 잡히고 승무원들의 대처도 적절히 이뤄져 인명피해는 비껴갔다.

인천해양경찰서는 16일 오전 0시55분 옹진군 자월도 서방 2.5㎞ 해상에서 1만2304t급 카페리 기관실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세력을 현장에 급파했다.

이 배는 전날 오후 11시13분쯤 인천항에서 출항해 중국 친황다오로 향하던 중이었다. 카페리에는 승객 150명과 선원 50명이 타고 있어 불이 번질 경우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144명, 한국인 3명, 기타 3명이 탑승했다.

다행히 승무원들이 기관실 내 소화 장치를 작동시키고 기관실을 밀폐하면서 불은 더 번지지 않았다. 동시에 대피 안내 방송도 제대로 작동돼 큰 혼란은 없었다는 게 승객들의 반응이다.

승객 김영분(52·여)씨는 "자려고 누워 있다 안내방송이 나와 구명조끼 입고 갑판으로 올라와 보니 이미 사람들이 다 나와 있었다"며 "선원들과 승객들 모두 침착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간빠뜨라(42·몽골)씨도 "다들 구명조끼를 입고 승무원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고 접수 약 30분 뒤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승객 구조를 위해 휴무 중이던 3000t급 3005함을 급파했다. 해경은 오전 4시32분 현장에 도착한 3005함에 이동사다리를 놓고 승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구조 과정에서 중국인 승객 A(60·여)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8시40분 인천항제1국제여개터미널로 들어온 승객 중 일부는 이날 정오에 텐진항으로 출국했고 나머지는 자정쯤 잉커우항으로 출국했다. 재출국 과정에서 화재가 난 배에 두고 온 짐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여행사와 승객들 간 일부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대형여객선 화재사고에 대비해 선사 등과 합동 훈련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배는 지난 15일 오후 7시쯤 출항 예정이었지만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지연돼 출항이 늦어졌다. 선박에는 컨테이너 188개가 실렸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