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만명 고양 테마파크
3기신도시 개발 포함돼
관장 "공원으로 활용을"
"20여년 동안 피땀으로 일궈온 터전이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모두 파헤쳐지게 됐습니다."

지난 5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후 하루도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고양시에 위치한 배다골 테마파크 김영수 관장.
김 관장은 그날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말도 제대로 안 나온다고 한다. 배다골은 김 관장이 2002년 작은 잉어 양어장을 시작으로 현재의 테마파크까지 말 그대로 피땀으로 만들어 낸 결정체다.

평소 아이들에게 활자화된 교육도 중요하지만 현장체험학습과 공간의 필요성을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 작은 양어장을 사설로는 국내 유일무이한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일군 것이다.
모두 5만㎡를 일구는 동안 김 관장의 손을 안 거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돌맹이 하나라도 김 관장의 손길을 거쳐야만 제자리를 찾을 수 있고 나무 한 그루도 김 관장의 'OK 싸인'이 나야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20여년 동안 일군 배다골에는 경기도 지정 민속박물관(제11-박-04호), 실내 동물원, 입체 영화관, 동물농장, 잉어 수족관, 식물원, 카약놀이, 수영장, 눈썰매장 등 16개 시설에서 28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배다골의 성장세는 방문객의 숫자로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연 인원 15만명이 배다골을 찾아 자연과 숨쉬고 호흡하며 몸으로 체험하고 또 힐링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주말이면 관광버스 수십여대가 주차장을 메우며 김 관장의 혼이 담긴 배다골을 찾으며 성황이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비단잉어 체험이다.

한 마리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비단잉어는 김 관장이 치어부터 직접 키워낸 혼과 같은 자부심이다.
이처럼 배다골은 고양시의 테마파크로서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지난 5월 3기 신도시 개발에 배다골이 포함되면서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김 관장은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습니까. 20여년 동안 피땀으로 일궈낸 곳을 개발이라는 종이한 장으로 파헤치려 하다니요. 고양시뿐만 아니라 수많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은 보존이 정답"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차피 신도시를 조성하려면 공원이 필요한데 천혜의 공원으로 조성된 배다골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예산 절감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존치를 희망했다.

김 관장은 "신도시 조성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존의 가치가 높은 곳까지 중장비로 밀어낸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양=김재영·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