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가 오늘 창간 서른 한 돌을 맞았습니다. 인천일보 31년은 안팎으로 파란만장한 노정이었습니다. 지역 언론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했던 영욕의 역사 속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을 위한 열린 신문으로서의 위상을 모색하는 인천일보 임직원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숙연합니다.

1988년 창간 당시 송도 앞바다에 해상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뉴스가 첫 지면 톱기사로 장식됐지만 이제 인천은 300만 인구의 도시로 성장하고 송도·청라·영종 국제도시가 들어섰습니다. 인천과 경기는 접경지역을 둔 남북경협의 교두보로서 남북통일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945년 지역 일간종합지로서는 처음으로 대중일보(大衆日報)가 인천에 탄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73년 '1도(道)1사(社)' 강제 언론 통폐합 정책에 따라 인천은 한동안 시대의 파수꾼을 잃기도 했습니다. 1988년 7월15일, 인천일보가 창간하기까지 15년 동안 인천은 언론 부재의 암흑기를 버텨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1987년 6월 항쟁이 쟁취한 언론자율화에 따라 인천일보는 대중일보의 맥을 이은 정통 인천 언론으로 부활했습니다.

인천일보는 지역 전통 향토지로 거보를 내디뎠으나 재정난, 부실 운영 등으로 한때 불안정하고 파행적인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풍전등화와 같은 어려운 난관과 고비를 극복해 나왔습니다. 창간 31주년의 감회와 더불어 오늘, 과거를 미래의 교훈으로 삼으려 합니다. 인천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 안정된 체계를 갖추도록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의 성원에 감사합니다.
인천일보는 창간 31주년을 맞아 남과 북을 비롯한 풍요와 빈곤의 양극화, 좌우 진영 갈등, 청년과 기성세대의 차이 등 차별과 불평등, 불균형에 맞서 화해와 조화로운 지역 공동체 구현에 앞장서겠습니다. 창간 31주년의 화두를 '잇다'로 설정한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인천일보는 가시밭길이든 꽃길이든 인천시민, 경기도민과 31년을 함께 해 왔습니다. 항만과 국제공항을 갖춘 물류 허브 인천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경기도는 인천일보의 든든한 터전입니다.
언론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가 확산되고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할 매체 다변화 시대가 열렸습니다. 언론의 일방적인 뉴스 제공에서 탈피해 독자와의 쌍방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기자만이 기사를 쓰던 구시대의 체제를 벗어나 일반시민도 뉴스를 만들고 전파하는 이른바 시민기자의 시대입니다. 인터넷, 케이블, 위성, 모바일, 포털 등 뉴미디어 시대를 풍미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인천일보는 지난해 TV방송국을 개국하고 신문과 방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통합 뉴스 전달에 힘써 왔습니다. 언론은 제한된 편집 시스템만으로는 풍부한 지역 뉴스를 전달할 수 없을 만큼 신문·방송·통신이 융합하는 다기능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인천일보는 인천·경기지역 곳곳의 목소리가 생동감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항상 독자와 함께 하는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인천일보는 창간 31주년을 기점으로 시대정신에 부응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디지털 퍼스트' 언론사로 우뚝 서겠습니다. 지면 위주의 언론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도민 여러분의 눈과 귀로 소통하겠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대치 중인 역사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하는 인천·경기의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남북 평화와 통일 분야에 더 많은 지성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입니다.

지역사회 각계각층에 신문지면과 온라인, 방송 등 인천일보의 매체를 과감하게 개방할 뿐만 아니라 지역 기관·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겠습니다. 지역 밀착 공동체 저널리즘을 구현하겠습니다. 또 지역 현안과 미래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인천일보 독자·시청자 여러분, 인천일보의 장도에 큰 힘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천일보는 사실에 근거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인천·경기의 아침이 되겠습니다. 쉬기 전까지 갈 길이 멉니다. 창간 31년을 지켜주신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