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서 2~3주내 재개 합의
北 응답 기다려 …
협상 장소로 판문점·평양·스웨덴 등 거론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이번 주에 재개될지 주목된다.

14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 외교 경로를 통해 북측에 실무협상을 갖자고 제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뒤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시기를 '2∼3주 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합의대로 '판문점 회동' 뒤 3주째인 이번 주에 실무협상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이지만, 북한은 아직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기와 관련, "우리가 지금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실무협상을 제안하며 구체적인 장소를 적시하지는 않았으며 북한이 원하는 곳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협상 장소로는 판문점과 평양, 스웨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실무협상에서 '최종단계를 포함한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가 싱가포르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는 합의했지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며 "우선 종착점을 알아야 어떻게 여기에 도달할지에 대한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과 '동결부터 핵 폐기까지의 로드맵 작성에 착수한다'는 합의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상응 조치와 관련해선 동결까지는 제재 완화 없이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제공하고, 영변 등 핵시설 폐기 단계에 접어들면 제재 완화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개념이나 동결에 대한 논의보다는 영변 핵시설 폐쇄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생각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보장을 원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와 어떤 협상안을 들고나올지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한 번의 실무협상으로 쟁점들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첫회의는 떨어졌던 협상 동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