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연일 시끄럽다. 세교신도시 정신병원을 둘러싼 갈등과 '버드파크 조성'이라는 새로운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오산시는 시청사 2층 옥상정원에 버드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라 밝혔다. 사업비 85억원은 민간투자로 충당하며 내년 3월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버드파크에는 식물원과 앵무새 활공장, 수생생태관 등과 함께 4D체험관, 포토존 등이 들어서게 된다.

오산시 계획이 공개되자 지역사회에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다. 초기에는 시 청사 인근 아파트 주민과 환경단체의 주거환경 악화를 우려한 반대와, 상가번영회 쪽의 상가활성화를 앞세운 찬성 입장이 엇갈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 양상이 증폭되고 있는 데다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오산 버드파크 반대 범시민연대와 야4당 등은 지난 2일 교통 혼잡과 주차난 등을 이유로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적폐청산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규모와 참가자, 메시지 등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집회에는 민주당을 뺀 원내 4개 정당 당원들과 시민단체회원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메시지는 "장기 집권 민주당이 민주주의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버드파크 조성사업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으며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그간 논란이 일었던 여당 관계자 친인척들의 시 산하기관 또는 관변단체 취업, 오산광장 부실공사, 안민석 의원의 '정신병원 문제 해결' 현수막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집회는 버드파크 조성 반대에 그치지 않고 지난 시정 실정을 꼬집었다는 점도 의미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3선 곽상욱 시장과 4선 안민석 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디. 곽 시장은 10년, 안 의원은 15년째니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장기간 같은 자리에 머무는 데서 오는 관성, 경험을 앞세운 배타성 등이 습관적으로 작동한 것 아닌가 싶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이처럼 지역사회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