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뭉쳐야 산다

 

▲ 共和란 많은(입) 사람이 헹가래(八/공) 치니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것이다. /그림=소헌

 

아무 것도 없는 허공(空)에는 본래 꽃(華)이 있을 수 없으나 간혹 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를 공화空華라고 하는데, 실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현실에 존재한다고 잘못 아는 것을 비유한다. 불교에서는 번뇌가 있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망상妄想이라고 가르친다.

공화共和란 여러 사람이 화합하여 국가행정을 보는 것이다. 공화정치라 하면 과두정치나 귀족정치 모두를 아우른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서는 '민주정치'로만 쓰인다. 앞에 있는 두 체제는 권력자들이 파벌을 이루어 다툼을 벌이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인에게 권력을 몰아주는 것은 더 큰 과오를 남기게 된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 그리고 주나라 려왕의 정치행태는 좋은 사례다. '절대 권력은 맹세코 부패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자.

공화공화(空華共和) 공화당을 세우면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꿈에 빠진다. 그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최순실'이 음영된 박근혜가 새겨 있으니, 어찌 허공의 꽃인 것을 모르는가?

▲空 공 [비다 / 공허하다 / 헛되다]
①지붕(면)을 떠받치는 두 기둥(八) 모습으로 된 穴(구멍 혈)은 동굴을 본뜻 것이다. ②空(공)은 工(장인 공)이 도구를 이용하여 구멍(穴)을 파낸 글자로서 虛(빌 허) 無(없을 무)와 통한다. ③空(하늘 공)으로도 쓰는데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아 공허空虛한 것이다. ④어떠한 것이 거기에 존재하지 않을 때 어떠한 것이라는 그것은 '空'이다.

▲共 공 [함께 / 한가지 / 이바지하다]
①부수는 八(여덟 팔)이다. 八은 (두 손으로 받들 공)과 같이 쓴다. ②共 윗부분에 있는 글자는 '20'을 뜻하는 /卄(스물 입)이며, 쌓아놓은 고기(/肉변형)를 함께 나누는(八) 것이기도 하다. ③共을 스무()명이나 되는 사람이 두 손(八/)을 모아 헹가래 치는 모습으로 기억하면 된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和 화 [화목하다 / 온화하다 / 합치다]
①和는 벼(禾화)가 잘 익어 입(口)이 찢어지도록 웃는 모습이며 ②추수한 곡식(禾)을 함께 나누어 먹으니(口) 화목하다. ③오래 전에는 피리(약) 소리가 고르고 조화롭게 퍼진다는 뜻으로 (화)를 썼는데 점차 口(구)가 피리를 대신하다가 지금처럼 위치가 바뀌었다.

"모여라 손에 손잡고 자유민주주의 구출하자" 우리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꾼 그들은 시민이 공유共有하는 광장에서 불법으로 천막을 친 후 저들의 노래를 불러댔다. 자세히 보면 그들이 구출하려는 것은 공화空華일 뿐이다. 탄핵에 동참한 모든 이들을 적으로 규정한 후 태극기를 촛불과 대립시켰고, 주한미군을 옹호하며 미국기를 흔들었다.

며칠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제1공화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그렇다. 이제 외세를 등에 지려는 행태에서 벗어나 남쪽 민주공화국과 북쪽 인민공화국이 단결하여 한강토 통일을 당겨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