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와 중국 간 국제항로 개설이 도전 삼수째에도 실패했다. 백령공항을 통해 백령도~인천 간 하늘 길에 이어 중국을 잇는 뱃길이 열릴지 관심 모아졌지만 결국 항로 개설이 불발됐다.

9일 해양수산부와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4~5일 서울에서 열린 제26차 한·중 해운회담 의제로 백령~중국 웨이하이(威海)시 간 항로 개설 안건이 의제로 상정되지 않았다. 반면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충남 서산 대산항∼위해시항 카페리 신규 항로 개설에 합의했다.

옹진군은 지난 5월 말 백령~중국 위해시를 오가는 여객선 신규 운항 사업을 한·중 해운회담 정식 의제로 다뤄줄 것을 해수부에 건의했었다.

전국 각 지역을 대상으로 의제 수요 조사를 마친 해수부는 협상 테이블에 올릴 최종 의제를 추렸는데, 여기에 백령~중국 항로 개설은 제외됐다. 백령도~중국 간 여객선 항로를 개설하려면 한·중 양국이 국제항로 개설을 정식 의제로 다뤄야 한다. 항로 개설을 위한 첫 단추다.

그러나 지난 두 차례 도전에 이어 이번에도 정식 의제에서 제외되면서 백령~중국 간 항로 개설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관광 자원이 풍부한 백령도에서 위해시까지 쾌속선을 타면 3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백령공항 건설도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뱃길까지 중국과 열리면 백령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가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고 옹진군은 신규 항로 개설 사업을 추진해왔다. 중국에서 여객선을 타고 백령도에 온 관광객들은 백령공항이 생기면 여객선이나 비행기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옹진군은 내년 열릴 한·중 해운회담에 백령~중국 항로 개설이 의제로 다뤄질 수 있도록 연구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옹진군은 사업 추진 근거를 마련하고 경제성 및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조만간 백령도와 중국 간 여객선 운항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백령도로부터 위해시와 인천연안 간 직선거리는 각각 220~230㎞로 대동소이하지만 항로 거리를 비교하면 중국과 더 가깝다"며 "신규 항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내년에도 다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