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근거 못 듣고 종료"

안산동산고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청문이 안산동산고와 학부모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준 채 끝마쳤다.

8일 안산동산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원보훈교육연구원 소강의실에서 안산동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청문이 안산동산고 교장, 교감, 교직원 및 학교법인 이사 등 7명과 자사고 평가를 담당하는 도교육청 학교정책과 관계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앞서 학교 측은 청문을 완전히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도교육청은 '방청석30석(학부모 25석·도교육청 5석)만 공개를 허가한다'는 주재자 판단에 따라 사전에 등록한 참관인만 청문에 참석하도록 했다.

학교 측은 청문에서 그동안 계속해 제기됐던 타 시도보다 2~10배의 가중치 감점 부분, 학생납입금을 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조건대로 일반 사립고 학생납입금의 300% 이내(2018학년 이후)로 따랐는데도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점 등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학교와 참관한 학부모 측은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는 듣지 못한 채 청문이 종료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남희 안산동산고 학부모회장은 "그야말로 실망스러운 자리였다. '이러한 근거로 이렇게 평가했다'라는 말을 해줘야 하는 자리임에도 아무런 근거와 이유도 듣지 못했다"며 "청문이라는 절차를 거쳤다는 식의 요식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조규철 안산동산고 교장도 "충분한 소명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실망스러운 청문"이라고 평가했다.

청문 주재자가 의견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하면, 도교육청은 20일 이내에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하게 된다.

학교와 학부모 측은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이 확정되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청문에 앞서 참관인으로 등록한 학부모 25명은 이날 수원보훈교육연구원 정문 앞에서 '교육청 재량평가 교육감 마음대로. -12점이 웬 말이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침묵 시위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