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부채로 한국·경기도 알립니다"
▲ 김용문 경기도외국인투자기업지원센터장이 캘리그라피가 새겨진 부채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다른 외교로 외투 유치 조력
센터 찾은 외국인들에게 캘리그라피 직접 새겨 선물
"좋은 인상 줄 수 있어 뿌듯"



"정성과 마음을 담은 캘리그라피 부채 하나로 대한민국과 경기도를 알립니다."

지난 13년간 경기도 소재 외국인투자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역할과 책임을 다해온 김용문(46) 경기도외국인투자기업지원센터장(이하 외투지원센터)은 남다른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는 3800여개의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한 경기도의 숨은 조력자로 일해 오면서 외국인들에게 건네는 기념품 하나에도 특별함을 담았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전통 부채에 직접 명언이나 인사 문구를 한글 캘리그라피로 새겨넣어 경기도외국인투자기업지원센터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선물했다.

외투지원센터 사무국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특별한 글귀가 적힌 전통 부채를 외국인들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하고 있다"며 "7년 전 취미로 배운 캘리그라피를 이용해 하얀 한지부채에 한글 메시지를 새겨 넣어 선물했더니 단순한 기념품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비싼 선물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선물에 더 감동한다"며 "정성 들여 만든 부채 하나로 한국과 경기도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지인들 사이에 명필가로 소문이 났던 김 센터장은 주변 권유로 2012년 캘리그라피에 입문했다. 무엇을 하든 열정을 가지고 하는 그의 캘리그라피 재능이 한국과 경기도를 알리는 외투지원센터의 특별한 기념품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다.

동양을 상징하는 부채에 세계적으로 위대한 한글을 새겨 넣은 김용문 표 캘리그라피 부채의 탄생은 타국에 사는 한국인의 팔에 새겨진 문신의 디자인으로까지 이어졌다.

동생과 오랫동안 생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지인이 '다시 찾은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은방울꽃'이라는 글귀를 써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지인들에게서 부조금 봉투부터 글씨를 써달라는 부탁을 워낙 자주 받아온 그였기에 망설임 없이 '은방울꽃'이란 글귀를 적어 지인에게 건넸다. 시간이 흐른 뒤 '은방울꽃'이란 글귀가 사람의 몸에 새겨졌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지인 동생이 한국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은방울꽃'이라는 글귀의 문신을 팔에 새겼다"며 "평생 나의 글씨체를 누군가가 몸에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센터장은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전달하고 상생·발전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경기도에 입주해 있는 외국 기업들이 지역민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나 부채를 기념품으로 선물하는 일 등에는 모두 '진심'이 깊게 새겨져 있지요. 언어도 피부색도 다른 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