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관사·승진 인사비리 의혹
당사자 인정 발언이 결국 불씨
시의회, 의뢰 2건 상정안 통과

과천시가 시장의 관사 입주와 승진 인사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감사원 감사와 사법기관 수사에 직면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과천시의회는 26일 제238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김종천 시장 관사 입주 감사원 감사와 과천시보건소장 뇌물공여 요구 의혹과 관련한 2건의 상정안을 통과시켰다.

무소속 박상진 의원이 발의한 김 시장 관사 입주 감사원 감사 의뢰 건은 4명의 의원이 찬성, 민주당 제갈임주 의원이 발의한 과천시보건소장 제3자 뇌물공여 요구 검찰수사 의뢰 건은 전체 의원 7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무소속 박상진 의원이 발의한 김 시장의 관사 입주 관련 감사원 감사 청구 건은 '관사 지정기일 및 비품관련 허위공문서 의혹'에 대한 건이다.

지난 1월 초 김 시장의 아파트 관사 입주를 앞두고 과천시 회계과 등 공무원들이 '1급 관사 지정 운영' 및 '관사 급수 변경 내역' 등 공문서를 조작한 의혹이 불거졌다.

시가 지난 19일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운영하지 않던 과천시 1급 관사(1급 관사는 시장만 입주 가능) 규칙이 전임 시장 때인 '2018년 1월9일자로 변경 개정'돼 이미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명기돼 있었다.

이에 시의원들이 1급 관사 변경 시점이 잘못됐다며 공문서 위조라고 추궁하자 과천시는 "오타가 난 것"이라며 "사실은 김 시장이 관사에 입주하기 직전인 2019년 1월 9일에 2급 관사가 1급 관사로 변경됐다"고 정정했다.

김 시장은 이 같은 내부규칙 변경과 물품 구입 과정을 거쳐 올해 1월26일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옆 동인 45평 아파트 관사로 입주했고, 시의회가 '김 시장의 관사 아파트 퇴거'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지만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소장 제3자 뇌물공여 요구 검찰수사 의뢰 건은 전임 신계용 시장 시절인 지난해 4월 승진 인사를 앞두고 현직 과천시보건소장이 제3자로부터 전임 시장에게 뇌물 공여를 요구받았다는 의혹이다.

이 건은 지난 21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당 제갈 의원이 현직 보건소장에게 "지난해 4월 승진을 앞둔 시점에서 전임 시장에게 뇌물공여 요구를 제3자로부터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보건소장은 "그렇다"고 답해 불씨가 커졌다.

하지만 보건소장은 "누군가가 나가서 듣고만 오면 된다고 해서 갔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해 거부했고, 이 사실을 당시 과천시 관련 부서장에게 구두 보고와 함께 문서로도 보고했다"고 말했다.

과천시의회는 26일 통과된 2건의 의혹 안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말 감사원 감사 청구와 함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