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희망' 일군 행정가 … 인생 2막 꿈꾼다

경전철 정상화·미군 공여지 활용 등 성과 빛나
후배와 소통도 잘 해 … 내일 40년 공직 생활 마감
"경험 살려 국내 영세기업 발전에 여생 바치고파"




한 청년이 있었다. 당차고 똑똑했다. 1978년 전라남도 해남군청에 들어갔다. 이후 내무부와 중앙인사위원회, 행정안전부에서 일했다.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 형식보다는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다. 2014년부터는 경기도와 인연을 맺었다. 구리시와 황해경제자유구역청, 의정부시에 몸을 담았다.

중앙 부처와 지방 정부에서 40년간 헌신한 남자. 두 남자는 '이성인'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쓴다.
이성인(사진) 의정부시 부시장이 27일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그는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았다"며 "부끄럽게 살지 않으려고 애썼다. 후배들이 나의 좋은 점만 본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은 2017년 1월 제31대 의정부 부시장에 올랐다. 그의 공직 철학은 '소통과 결단'이었다. 이를 통해 의정부의 비전과 희망을 일궜다. 행정력은 재임 초기부터 빛났다.

이 부시장은 부임하자마자 의정부경전철 파산이란 폭탄과 마주했다. 그는 '경전철위기대응TF팀'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했다. 그는 파산 귀책 사유가 민간 사업자에게 있다는 것을 적극 소명했다. 이에 의정부시 재정 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새 사업자 선정 이전까지 인천교통공사와 긴급운영관리 연장계약을 맺어 경전철 운행 중단을 막았다. 그 결과, 지난해 새 사업자를 선정해 정상 운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사업과 주한미군 공여지 활용 프로젝트를 본궤도에 올려놨다.

그는 후배들과 자주 소통했다. 틈만 나면 등산, 볼링, 탁구, 테니스를 하며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시장은 "벽을 허물고 먼저 다가가니 소통이 되더라"며 "공직 사회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 뒤에도 지역 발전을 위해 살겠다고 밝혔다.

이 부시장은 "의정부와 구리는 제2의 고향이다"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력은 우수한 영세기업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활약할 시장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40년간의 공직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국내 영세기업을 발전시키는데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생 2막은 지금부터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