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상황 역할극·찬반토론
바람직한 체험수업 1.6% 뿐
부모 '왜곡 항의' … 효과 저조
경기도 내 일부 학교에서 활용하는 성교육 방법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학교들은 교육부와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해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성폭력, 성희롱, 성매매 교육콘텐츠 중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토론 등 학생참여보다는 동영상, 사이버, ppt 등 주입식 위주로 진행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교육부와 정부에서 추천한 콘텐츠 리스트에 올라온 271종 중 동영상 122개, 사이버교육 50여개, ppt형식 20여개 등 70% 이상이 주입식교육으로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체험활동 방식의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전국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 연구'를 살펴보면 현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수업은 '체험'이다.

하지만 체험으로 이뤄지는 수업 비율은 고작 1.6%에 불과하다.

경기도교육청 자율참여 공간에는 '수동적인 영상시청이 전부라서 성교육 효과가 없다', "영상시청 도중 잠을 자거나 친구들과 떠드는 등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다반사"라는 글도 올라왔다.

김미경 경기도성문화센터장은 "학생들이 성폭력 상황을 가정해 역할극을 하거나 남녀 차별을 두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찬반토의, 또는 모형을 이용한 피임용품의 사용 등 직접 체험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도교육청도 다양한 성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도교육청 학생건강과 관계자는 "성교육은 교과 시간이 따로 없어 관련 교과를 융합해서 실시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이 단순히 호기심을 갖는 것에 대해 학부모가 불순하다고 생각해 학교나 교육청에게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 매월 꾸준히 항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공되는 영상과 자료를 재가공해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매년 모든 교사와 보건교사를 함께 성교육 관련 연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선 기자·김도희 수습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