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문화교류 장소
시, 수익성 없어 폐쇄결정
시민들 "문 닫기엔 아깝다"
남양주시가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지난해 12월 폐쇄 결정을 내린 수동면 몽골문화촌. 몽골문화촌에 들어서자 더운 여름임에도 썰렁한 기운이 가득했다. 싱그럽게 우거진 녹음이 오히려 어색해 보일 정도였다.

주차장엔 몽골문화촌 관리차량 한 대만 덩그러니 주차돼 있었다.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몽골문화촌의 폐쇄가 결정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주말을 앞둔 지난 21일 금요일 몽골문화촌 입구는 무료개방 안내판만 걸린 채 매표소 문은 닫혀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가 취재 때문에 머무른 약 1시간30분 동안 문화촌에 들어온 사람은 지나가다 들른 관광객 한 쌍 뿐이었다.

양주에서 왔다는 관광객 이모씨는 "이곳에 처음 와봤는데, 시설이 꽤 잘 돼 있어 놀랐다. 마상공연과 민속공연을 보려고 했지만 폐쇄됐다는 안내판이 있어 실망했다"면서 "아까운 시설을 놀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문화촌 내 민속전시관은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이곳마저도 언제 닫을지 모르는 형편이다.
시민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몽골문화촌을 폐쇄한 시의 결정에 실망감이 컸다.

시민 김모씨는 "과연 시민들과 수동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폐쇄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서모씨 역시 "수익성이 없어 폐쇄한다는 시의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라며 "수익 때문이라면 아예 이곳을 조성하지 말았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보안책을 찾으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몽골문화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몽골문화촌은 몽골문화를 맛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장소이자 국내 거주중인 4만6000여 몽골 이주민에게 자긍심을 주는 문화교류의 장소"라며 "남양주 시민의 자랑이었던 문화시설이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단체 관광객들이 없어지자 인근 상점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문화촌 길 건너에서 음식점을 하는 주민은 "마상공연과 민속공연이 있을 때에 비해 평일 손님이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줄었다"면서 "우리 식당뿐 아니라 숙박업소, 카페, 음식점 등 수동면 전체 가게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인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150여석의 자리에 손님은 기자 한 명뿐이었다.

몽골문화촌의 표류는 현재 진행형이다. 시는 아직까지 이곳의 활용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시 관계자는 "폐쇄 방침은 확고하다. 관리 비용 때문에 말도 다 팔았다"면서 "다른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 주민들의 우려하는 지역경제도 다시 활성화 될 것"이라고 답했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