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군락지서 목섬까지 걸어서 모두 돌아볼 수 있어
▲ 지난 8일 인천 옹진군 승봉도를 찾은 파랑 기자단이 소나무 숲길을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해안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오는 승봉도 절경 중 하나인 목섬의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승봉도 한쪽에 위치한 쓰레기 선별장 모습. 섬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모아뒀다가 육지로 운반한다.

인천 섬 이야기를 전하는 2019년 제9기 청소년 인천 섬바다 기자단 '파랑'의 여정이 시작됐다. 파랑 기자단은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승봉도·덕적도·문갑도·백령도·교동도 등 5개 섬을 1박2일 일정으로 돌아본다.

첫 발을 디딘 곳은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의 섬인 '승봉도'다. 이작도·자월도와 함께 인천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승봉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걸어서 섬의 모든 곳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승봉도는 지난 2014년 행정안전부가 힐링의 섬으로 선정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주민들 인심 또한 넘쳐난다.

현재 힐링의 섬 일환으로 승봉도 내에 캠핑장과 연꽃 단지 등이 조성됐다. 여름이 되면 해변을 찾아, 가을이 되면 활짝 핀 연꽃들을 보러 관광객들이 몰린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승봉도에 파랑 기자단이 방문했다.

▲자연의 섬, 승봉도

지난 8일 파랑 기자단은 승봉도 북쪽에 위치한 소나무 숲을 찾았다.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와 다르게 피톤치드가 풍부한 소나무 군락지는 승봉도의 자랑이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든지 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푸른 소나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소나무 숲 다음은 청색으로 한가득 물들여진 해안산책로다. 산책로 입구에는 분홍 해당화가 관광객들을 수줍게 맞이한다. 나무데크로 조성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승봉도의 절경 중 하나인 '목섬'까지 연결된다.

다양한 형태의 바위 절벽도 볼 수 있다. 촛대 모양의 바위부터 부채 모양 바위까지 세월의 바람을 맞아 형태를 갖춘 바위들이 존재한다.

승봉도의 인기 피서지인 이일레해변도 볼 수 있다. 경사가 원만하고 수심도 낮아 간조 때에도 갯벌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일레 해변을 올해 해수욕장으로 지정돼 앞으로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질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은 만큼 해안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쓰레기 수거를 위해 군에서는 공공 근로자를 투입한다. 쓰레기는 월, 화, 목에 수거된다. 이것을 처리하는 소각장이 그전까지 없어 섬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수거된 쓰레기는 선별장으로 이동해 수거 선박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쌓여 있어야 했다.

이 불편함이 내년부터 해소될 조짐이 보인다. 옹진군은 군비와 시비, 국비를 투입해 소형 소각장을 설치한다. 현재 소각장을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봉도의 한 펜션 사장은 "소각장 설치 소식에 섬 주민들이 좋아하고 있다"며 "여름이면 모아둔 쓰레기에서 냄새가 나곤 했는데 앞으로 이런 문제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승봉도 주민들의 삶

여의도의 4분의 1 크기인 승봉도는 약 160명이 거주한다. 그렇다 보니 이웃 주민들과 소통이 잘 될 뿐만 아니라 협력해 하는 사업들이 많다. 승봉도 마을 자체에서 공공사업으로 캠핑장을 운영한다. 캠핑장 운영에 대한 수익금은 주민 복지를 개선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일레해수욕장 캠핑 요금을 받아 섬 지역 홀몸어르신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민종란 승봉도 부녀회장은 "공공사업들을 통해 수익을 내고, 섬 활성화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부녀회는 이장을 도와 주로 홀몸노인들을 위해서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등 봉사를 한다"고 전했다.

또 "노인회, 청년회, 자율방범대 등과 함께 마을 살림을 맡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승봉도는 농업과 관광이 어우러진 섬이다. 섬 가운데 분지가 발달해 논과 밭 등 농경지로 활용된다. 주민 중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길을 거닐면서 벼뿐만 아니라 고추, 쪽파, 가지 등의 밭작물을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수확한 흑미를 육지로 가져가 수매를 진행한다. 치유의 섬을 통해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섬의 상점들을 통해 팔기도 한다.

이외에 관광사업을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는 주민들도 있다. 승봉도 어민들은 관광객들 어촌 체험 등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낚시 등의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다.

/박예원(교동고1)·송민석(인천공항고1)



황영욱 이장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경관, 매순간 반해"


황영욱(67·사진) 승봉도 이장은 오늘도 새벽 일찍 일어나 마을을 둘러보며 아침을 연다. 그는 "시시때때로 변하는 승봉도의 자연경관은 참 아름답다"며 밝게 웃었다.

현재 승봉도는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승봉도 명소로는 이일레 해수욕장, 소나무 군락지, 신황정 등이 있다.

황 이장은 "해안산책로를 걸어가면 신황정이라는 팔각정이 나온다"며 "그곳에 올라 바닷바람을 쐬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경관 또한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멋지다"고 했다.

승봉도 해안에 자리하고 있는 각양각색 바위들도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다. 촛대를 닮은 바위부터 남대문처럼 생긴 바위, 부채꼴 모양 바위 등을 볼 수 있다. 황 이장은 "바위들마다 제각기 멋이 있다"며 "특히 햇빛이 바위에 비칠 때 금빛을 일렁이는 부채바위는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해안산책로는 트래킹 명소로 유명하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만드는 광경은 눈으로만 담기가 아쉬울 정도다. 승봉도 주말 방문객은 700~800명에 육박한다고 황 이장은 설명했다.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해 쓰레기 문제가 일어날 법도 하지만 그는 "과거에 비해 지금 관광객은 많이 변화해 예전보다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 줄었고 다들 분리수거도 잘하고 간다"고 말했다.

항상 일찍 일어나 바다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를 주우며 섬과 관광객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황영욱 이장은 내일도 승봉도 사랑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글·사진 윤진(김포고1)



주민들 고민까지 태워줄 … 쓰레기 소각장 연말 완공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승봉도 주민들이 쓰레기를 쌓아둘 일이 없어진다. 소형 소각장이 오는 12월에 완공돼 내년부터 사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섬 주민들은 쓰레기 소각장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승봉도 주민들은 지금까지 소량의 쓰레기를 자체 소각했다. 집에서 직접 태우거나 섬 한쪽에 있는 쓰레기 선별장으로 보냈다. 하지만 그 소각과정에서 연기와 악취가 발생해 불편을 겪곤 했다.

황영욱(67) 승봉도 이장은 "소각장이 올해 안으로 완공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설치 전에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진행했고, 다들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승봉도에 설치되는 소각장에 총 9억4000만원이 들어간다. 60%, 인천시 20%, 옹진군 20%씩 예산을 분담할 계획이다.

현재 승봉도의 생활쓰레기는 연 19t 정도로 자월면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 쓰레기는 육지로 옮겨지기 전까지 2~3개월 동안 섬 일정 공간에 방치되는 상황이다. 소각장이 완공되면 이 중 생활쓰레기 일부를 소각할 수 있어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승봉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황봉일(64)씨는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전부터 조금씩 소각했지만, 악취에 시달려야 했다"며 "첨단 시설로 만든 소각장이 생기면 악취도 사라지니 당연히 찬성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문승현(정석항공과학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