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은 8명인데, 꽃게는 30마리 잡혀요."

서해 꽃게 조업 구역에 어민들 한숨이 가득하다. 9.7t급 꽃게잡이 배 '대신호' 선장 차재근(60)씨는 바다로 나가지도 못하고 근심만 가득하다. 차씨는 "올해 꽃게가 지난해보다 60% 정도 감소했다"며 "꽃게가 잡히지 않으니 다들 배를 육지에 묶어두고 손가락만 빨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 연안에서 꽃게가 자취를 감췄다. 금어기(7월1일)가 다가올수록 어민들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인천 지역 꽃게 생산량은 1251t이다. 올해 같은 기간은 485t으로 약 60%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대비 약 39% 감소했다는 게 해양수산부 설명이다.

박창용 대청도 어촌계장은 "꽃게 잡는 어구를 다 철수한 상태"라며 "금어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업종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해 까나리 잡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어민들 사이에선 내년에 꽃게 풍년을 위해서는 어구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평도 어민 박태원(59)씨는 "이상기후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무차별한 어구 사용으로 자원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내년 꽃게 풍년을 위해선 이번 금어기 때 불법어구 사용에 대한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꽃게 감소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수온에 이상이 생기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맹진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지난해 연평도 수온은 10~11도였는데, 올해는 약 1도 정도 낮다"며 "꽃게가 줄어든 이유는 다양하지만, 수온의 변화도 일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