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3억 시설…설계는 미흡
용량초과 유입 빗물 역류
인근 하천 흘러 오염 우려
의정부시가 653억원을 들여 만든 낙양물사랑 공공하수처리시설이 강우 때 초과 하수를 처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 설계가 되지 않아서다.

이러다 보니 초과로 유입된 빗물이 하구관로에 쌓여 역류하거나,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2013년 7월 낙양물사랑공원에 총 사업비 653억1300만원을 들여 낙양물사랑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준공했다.

이곳은 민락2지구에서 나오는 하수를 최신 기법으로 처리해 깨끗한 물로 재생하는 시설이다.
시설 용량은 하루 1만6000t이다.

그러나 2017년부터 처리 용량을 넘는 빗물이 유입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급격하게 비가 많이 내린 탓이다.
실제로 2017년 7월엔 최대 1만6733t, 8월엔 1만6652t의 빗물이 초과돼 들어왔다. 지난해 5월에도 1만6538t, 8월엔 무려 2만4715t이 초과 유입됐다. 그렇지만 초과된 하수를 처리하지 못해 하천으로 배출됐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 4월 한강유역환경청의 지도 점검에서 드러났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시를 상대로 미처리 하수를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현행 하수도법(제19조)은 강우 때 하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경우, 이를 그대로 배출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하수가 들어올 때 이를 되돌려 보내는 배관(By-pass)을 방류 배관으로 변경하는 설계 용역을 준 상태다. 하루 20만㎡를 처리할 수 있는 장암 공공하수처리시설로 보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최근 들어 갑작스레 많이 내리는 비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라며 "민락2지구 주민들에겐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 다만 하천으로 흘러가면서 오염이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 시설 개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