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에 사업 철회 요구
▲ 인천 남동구 수산동 주민들이 폐기물 적환장 이전 사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마을 곳곳에 걸었다.

인천 남동구 수산동 주민들이 구가 추진 중인 폐기물 적환장 이전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일보 6월7일자 2면>

17일 남동구 수산동 주민들은 구의 폐기물 적환장 수산동 이전 사업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 의견 수렴이 없었다며 마을 곳곳에 플래카드를 걸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도시가스 없는 동네 쓰레기가 해답이냐', '주민복지는 뒷전이고 기피시설이 우선이냐', '그린벨트에 농사는 기피산업 쓰레기장은 권장사업' 등 글귀가 적혀 있다.

수산동 주민 박효순(56)씨는 "신문기사를 보고서야 폐기물 적환장이 우리 동네에 들어오는 걸 알게 됐다"며 "수산동은 개발제한구역이라 안 그래도 소외당해 살기 힘든 동네인데 마을 입구에 이런 혐오시설을 들인다는 건 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폐기물 적환장은 방치폐기물·폐토사 같은 폐기물들을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옮기기 전 임시 보관하는 장소다. 적환장은 현재 남촌동 공단입구 사거리 근처에 있지만 이 부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권역에 수용됨에 따라 구는 수산동 남동체육관 인근 개발제한구역(사유지)으로 적환장을 옮길 계획을 세웠다.

수산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구는 17일 오전 수산경로당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 입장은 확고했다.

주민 송모씨는 "전면 백지화를 주장한다"며 "적환장이 들어서면 분진과 소음 등 영향으로 인접한 농경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설명회 자리에 참석한 고존수 인천시의원 역시 "주민들 반대가 심하니 재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고민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대체 부지를 생각해 놓지는 않았다"며 "폐기물들을 야외가 아닌 건축물 실내에 보관하는 방식의 적환장"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