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일산중·고 동문체육대회 중 사고 … 이익주·차길환·설윤근·김영수씨 '구명 사력'
▲ 동문 체육대회 당시 의식을 잃었다 회복한 설석진(오른쪽에서 다섯번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갑자기 큰 통나무가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선·후배간 친교를 다지는 체육대회서 쓰러진 한 선수를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의로운 동문이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고양시 최대 동문 조직인 '제29회 일산중·고 총동문 체육대회(총동문회장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일산중 18회)' 축구경기에 나선 설석진(58·23회) 동문이 운동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것은 지난 4월28일.

설씨가 갑자기 쓰러지자 선수는 물론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동문들은 우왕좌왕 하며 119 신고 등 운동장으로 몰렸다.

이때 동문들 사이로 다가온 이익주(20회)·차길환(20회) 두 선배는 의식을 잃은 환자의 상태를 살핀 후 입속에 혀가 말리는 것을 보고 지체시 기도 막힘 등 위험성을 느꼈다.

곧바로 볼펜을 찾은 두 선배는 환자 입 옆으로 볼펜을 걸고 손으로 혀를 잡아당기면서 심폐소생술을 번갈아 시도 하는 등 5분여 골든타임에 사력을 다했다.

무의식 환자 입속에 손가락을 넣을시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동문들의 만류와 설윤근(24회), 김영수(26회) 후배의 마사지 등 4인의 의로운 동문이 꺼져가는 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병원 후송까지 신속한 응급처치를 선보인 두 선배(육군 대령·해병대 소령 전역) 등 의로운 동문들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선·후배 동문들의 칭송이 쇄도하고 있다.

이익주 동문은 "갑자기 운동장에서 통나무가 쓰러지는 줄 알았다"며 건강을 되찾은 설 후배를 격려했다.

임형성 23회 동기 회장은 "일산중·고 동문간 가족 같은 정을 4인의 선·후배 동문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오는 연말 총동문회서 의로운 선행을 보인 이들에게 일산인 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재영 기자 kjyeo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