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주기 추모제 … 평화공원 착공
14세 소녀, 美 장갑차 치여 희생
운전 병사 무죄 … 국민 공분 불러
▲ 13일 오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착공과 17주기 추모제에서 공동준비위원회가 시민 추모비를 공원 부지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17년 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신효순·심미선 양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13일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쯤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에서 두 여중생의 17주기 추모제와 효순미선평화공원의 착공식을 거행했다.

이날 고 심미선양의 집에서 사고현장까지 추모 행진, 시민추모비 건립, 묵념, 추도사, 시삽 및 개토,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문규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평화공원 착공은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영원히 잊지 않고, 진상규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사고현장에 세워졌던 미군 추모비를 공원 부지 안쪽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시민추모비를 세웠다.

주민 등 약 100명은 미군 추모비가 해체될 때 '미국은 사죄하라', '평등한 한미관계 이룩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성호 국회의원은 "모든 이런 불행한 사건·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반도가 분단되고 민족이 나뉘어 있기 때문"이라며 "두 여중생의 죽음이 새로운 시대의 작은 불꽃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들이 대한민국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를 만들어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2017년 시민 기금으로 사고현장인 효촌리 56번 국도 뒤쪽 땅을 사들여 조성을 추진해온 효순미선평화공원은 이날 첫 삽을 뜨고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2002년 6월13일 당시 14살 중학생이던 두 여중생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운전한 미군 병사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불러와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