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맛 되살려 '오산 특산주' 빚는다
▲ 김유훈 오매장터 대표가 "옛 시절 추억을 간직한 막걸리를 재현하는 게 전통가치를 계승하는 일"이라며 오매백주 복원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예부터 즐기던 전통주 '오매백주'
1여년간 시행착오 끝에 복원 성공
"10~20년 후 오산 대표 술 될 것"



거침없이 전통주 복원에 뛰어들었다. 잠은 늘 부족했고, 항상 술에 취했다. 이른 새벽부터 자정까지 복원작업에만 몰두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한 눈 한번 팔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예전 오산 지역 집집마다 빚은 전통주이자, 추억을 간직한 막걸리 복원에 성공했다.

오매장터 김유훈(54) 대표 이야기다.

오매백주는 오산의 옛 명칭 '오매'와 '백주(고려시대 탁주)'를 합친 이름이다. 200여년 전부터 오산지역 장터에서 사람들이 즐겨먹은 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시중에 상업용 막걸리가 유통되고, 도시화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술 빚는 문화가 사라졌다"며 "오매백주는 옛 시절 어머니와 할머니가 만들어 준 추억의 맛을 간직한 막걸리"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오매백주 복원에 뛰어든 계기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양조장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술은 무지의 영역과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전통주 제조 기술자를 만나게 됐다. 이 기술자도 전통주와 관련된 사업을 하려던 참이었다. 이 둘은 머뭇거림 없이 합심하기로 했다.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본격적으로 전통주 복원에 뛰어든 이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매일 3t이 넘는 쌀을 손수 씻고, 불려 100차례 이상 전통주를 빚었지만 시행착오 연속이었다. 좌절하지 않았다. 제조과정에서부터 재료상태까지 일일이 점검하면서 재현작업을 이어갔다. 1년 뒤 어느날 작업장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김 대표는 "막걸리는 미생물이 들어가다보니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발효상태, 맛 한가지라도 어긋나면 안된다"며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우여곡절 끝에 복원해 서로가 손을 잡고 방방 뛰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웃어보였다.

김 대표는 오산지역에 전통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오산 세마쌀로 빚은 오매백주를 지역 특산주로 만들겠다. 10~20년 후에는 오산을 대표하는 술이 될 것"이라며 "우리 양조장은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전통주 빚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니 놀이터처럼 찾아달라"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