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6%' KCGI 의식한 듯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가 14개월 만에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서울 소공동 한진칼 사옥으로 출근했다.

지난해 4월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지면서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조양호 전 회장은 차녀인 조 전 전무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도록 조치했다.

당시 조 전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여객마케팅부 전무 직책과 진에어 부사장(마케팅본부장),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부사장, 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부사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특수폭행,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칼 전무로 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앞으로 그룹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사회공헌(CSV) 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항공·여행·물류·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활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보다 빠른 조 전 전무의 복귀에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16% 가까이 끌어올린 이른바 강성부 펀드(KCGI)가 추가 실탄을 마련해 최대주주 자리를 노리는 움직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그룹 회장 취임을 놓고 내부에서 반발의견이 나오는 등 남매의 난 전조현상까지 감지되기도 했다.

현재 한진칼 최대 주주는 고 조양호 회장으로 지분율은 17.84%다. 상속과 관련해 부친의 특별한 유언이 없음에 따라 해당 지분의 3.96%는 조현아·현민 자매가 상속받는다. 나머지 5.94%는 고 조양호 회장의 미망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몫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 전무는 조 전 회장의 강력한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화합을 토대로 그룹사의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며 "한진그룹에서의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사회공헌 활동 및 신사업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