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일이다.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7년 5월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정부는 매년 5·18에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중심으로 계엄군의 진압에 맞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군부에 의해 희생됐다.
하필이면 안양시는 이날 축제를 열었다. 최대호 시장은 복면을 쓰고 무대에도 올랐다. 춤추고 노래했다. 음반을 냈다며 신인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노래를 많이 들어달라는 당부도 했다. 1980년 5월, 군부독재와 맞서 싸웠던 그들이 있어 오늘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있고 민주주의가 있다는 생각을 최 시장은 단 한 번이라도 해 봤을까.

6월6일은 현충일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56년부터 6월6일을 현충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추념식과 참배행사, 각종 추모기념식이 거행되며 기업이나 단체, 가정 등에서는 조기를 게양한다. 화성시는 굳이 이날 뱃놀이 축제를 강행했다. 5일부터 3일 동안 계속한 행사 중 특히 6일에는 노래공연과 댄스 퍼레이드, 해상파티, 레이저 쇼 등으로 구성했다. 다행히 비난여론이 일자 행사를 대폭 축소해 진행했다고 한다. 행사를 축소했다고는 하지만 과연 이들이 가졌던 자세와 태도에도 변화가 있었을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충일에는 유흥주점조차 문을 열지 않는다는 묵계가 마치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 지금 비록 사람도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예전의 관행도 많이 사라졌으나 현충일이나 5·18기념일처럼 슬픈 기념일을 대하는 자세는 그래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이 똑같이 숙연해야 하는 것이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국가정책을 집행하고 수행하는 정부나 정치인, 지자체와 기관 등은 그래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최 안양시장과 화성시, 오늘 이들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어설픈 변명이 아니라 통렬한 반성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