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곡 뮤지컬 '알레코'
주인공 역으로 현지 무대에 올라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서 석·박사
러 국가 훈장 '푸시킨 메달' 수상
▲ 베이스 이연성.

인천 출신의 성악가 베이스 이연성이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 탄생 220주년 기념 공연 오페라 '알레코'에 주인공 알레코 역으로 초청받아 현지 무대에 오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라는 시로 우리에게 친숙한 러시아의 국민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올해로 탄생 220주년을 맞는다.

푸시킨은 러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히며 근대 러시아 문학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1814년 <베스트니크 예브로피(유럽 통보)>에 운문편지 '나의 친구, 시인에게'를 발표하면서 문학계에 첫 걸음을 내디딘 뒤 <대위의 딸>, <루슬란과 류드밀라>, <예브게니 오네긴>,〈보리스 고두노프〉등의 걸작을 남긴 국민적 영웅이다.

1799년 6월6일 출생한 푸시킨을 기리기 위해 러시아 전역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는데, 모스크바 시가 주최하고 모스크바 시립 오페라 극장인 '노바야 오페라 극장'이 주관하여 열리는 '푸시킨 축제(Pushkin Fest)'가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푸시킨의 시 '집시들'를 바탕으로 라흐마니노프가 곡을 쓴 오페라 '알레코'는 '푸시킨 축제' 중에서도 하이라이트 공연이다.

이씨는 이번 오페라 '알레코' 외에도 오는 10일 모스크바 '고메르 챔버 오페라단'이 주최하는 '러시아 국민예술가 류드밀라 남 추모음악회'에도 초청을 받아 공연할 예정이다. 생전의 류드밀라 남과 함께 활동하던 볼쇼이 오페라 극장의 단원들이 출연하는 이 콘서트에서 이씨는 푸시킨 시에 곡을 더한 러시아의 가곡과 아리아를 부른다.

인천 인하사대부중과 대건고 출신의 이씨는 2001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으며 졸업했다. 2016년에는 러시아 대통령 훈장인 '푸시킨 메달'을 수상했다. 푸시킨 메달은 1999년 시인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제정했고,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공적을 쌓은 활동가들에게 주는 러시아 국가 훈장이다. 한국에서는 11명의 인사들이 수상했는데 그 중 음악가로는 이씨가 유일하다.

1999 러시아 벨라보체 국제성악콩쿠르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씨는 모스크바 국립 스타니슬라브스키 오페라극장과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오페라극장 단원을 거쳐 현재 'GEROI 3 BASS'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류드밀라 남 사망 이후 주한 러시아대사관과 함께 추모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