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만 영남인 합심 … 고양시 빛·소금되자"

올 4월 취임 … 결속·화합 강조
회원 증원·봉사 활동 등 '온힘'



"선장이라는 직책은 선원들이 있어야 가능한 존재입니다."

지난 4월 32만 고양시영남향우회의 선장으로 취임한 최실경(74·사진) 회장은 취임사부터 남달랐다.

귀를 즐겁게 만들 공약이나 비전보다 향우회의 결속과 화합을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호소하듯 던졌다. 사실 고양시 영남향우회는 과거 회원 간 반목과 갈등도 있었고 무너진 신뢰로 홍역을 치렀다. 때문에 최 회장이 결속과 화합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향우회에 필요한 간절함을 취임식에서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화합 다음으로 중요시 여기는 것은 차별화된 향우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향우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3000여명. 전체 고양시에 거주하는 향우인의 100분의 1 수준인 현재의 회원을 최소 10분의 1인 3만여명까지 늘리는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별다른 구성이 없었던 청년위원회를 새롭게 결성해 좀더 역동력 있는 향우회로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청년위원회는 55세 이하의 영남인들을 상대로 회원가입 접수중이다.

또 그동안 회장이 임명했던 여성향우회장을 여성회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최 회장이 여성회원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인데 생각보다 여성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고양시에 산재된 18개 지회도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최 회장은 회원들의 눈빛만 봐도 즐겁다.

과거 침체되고 불신이 가득했던 향우회가 이제 점차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연탄봉사, 김장김치 담그기, 도시락봉사 등 봉사활동도 끊이지 않고 더욱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체계적인 봉사활동으로 이름난 월드비전과 함께 협력해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발걸음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최 회장은 "고향을 떠나 먼 타지까지 나와 정착생활을 하고 있는 32만 영남인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함으로서 느끼는 동질감, 형제애를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임원들이 힘을 모으겠다"면서 "객지에서 고향사람을 만나면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고향까마귀'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이웃을 함께 살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고양시의 빛과 소금이 될 영남인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길었던 터널을 이제 벗어나고 있다는 최 회장의 말처럼 과거의 반목과 갈등에서 화합과 결속, 그리고 새로운 비전을 꿈꾸는 탈바꿈하는 고양시영남향우회의 선장에 대한 선원들의 기대가 크다.

/고양=김재영·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