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측근 거센 항의 … 시장 측근은 현장상황 의원 측에 알려
지역사회 "시장 측근 행동 도 넘어"… 공무원 노조 "시장 출당해야"

최대호 안양시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지역의 한 행사에서 복면을 쓰고 '나홀로 공연'을 한 것에 분노한 안양 지역사회가 규탄 행동에 나섰다.
<인천일보 5월24·30·31일자 19면>

지역에서 열린 기부행사장에서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가 최 시장을 향해 '시장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는 가 하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청와대에 최 시장의 더불어민주당 출당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2일 안양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부터 열린 '제10회 여자수산 기부 릴레이 나눔행사'와 관련, 최 시장은 이날 오후 10시 쯤 행사장을 찾았다.

최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석현(민주당·안양동안갑) 국회의원 지역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A씨가 "5·18 기념일에 춤추고 노래한 시장이 무슨 시장이냐", "시민정신에 반하는, 역사의식이 없는 시장이 어떻게 60만 시민의 시장이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최 시장 측근들은 A씨의 거센항의를 저지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결국 최 시장은 참석자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자리를 떠야 했다.

소동 이후 나눔 기부행사에 참여한 참가자 절반이 자리를 뜨면서 기부금 모금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기부 릴레이 나눔행사는 지역의 사회단체 인사들 주축으로 추진하는 행사로, 매년 지역 내 업체들이 나서 하루 동안 매출 전액을 난치병아동돕기 기금 및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지역 인사는 "지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최 시장이 가면을 쓰고 신곡을 발표하는 등 국민들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등 지역 정치권에서는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면서 "이날 최 시장이 나타나자 A씨가 흥분해 거세게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최 시장에게) 항의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최 시장이 안양시를 자기 멋대로 할 수 있는 구도로 만들고 있다"면서 "시 산하기관에 측근들을 앉히는 등 독단적인 행정을 펼치고, 시 예산을 투입해 복면가왕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연예인이 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최 시장 측근인 안양시체육회 B사무국장이 다음 날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석현 의원 지구당 C사무국장에 전화해 A씨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무국장은 인천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지구당 C사무국장에 전화한 이유에 대해 "(당시 A씨가)도가 지나쳤기 때문에 얘기한 것"이라면서 "지구당 사무국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확대해석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양시체육회 사무국장의 행동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의 한 인사는 "시 체육회 사무국장이 지역구 6선의원 지구당 사무국장에게 전화해 A씨의 행동에 대해 언급한 자체가 문제다. 안양지역사회에서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지구당 C사무국장의 입장을 듣기위해 전화와 문자 등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이 같은 최 시장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손영태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18때 복면가왕 춤판을 벌인 최 시장을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출당시켜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손 원장은 "5·18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징계요구보다 5·18 기념일에 스스로 춤판을 열고 주인공 행세까지 한 것이 더 혐오스럽다"면서 "(최 시장을)공천한 더불어민주당은 대오각성하고 즉각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양·군포·의왕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소속 시민사회단체들은 최 시장의 '5.18 나홀로 공연'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하는 등 규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