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호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토목부 주무관
'시민 위한 일' 열정, 수십년 공붓벌레 만들어
합격률 5% 토목구조기술사 취득 '총 7개 보유'
▲ 구현호 주무관이 자신이 취득한 '토목구조기술사' 자격증을 들고 웃고 있다./사진제공=인천시

"공무원이 하는 일이라는 게 결국은 시민을 위한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업무와 관련된 지식이 부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책을 펼치게 되더라고요."

인천시청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이 수 십 년째 퇴근 후에도 펜을 놓지 않고 지식을 쌓는 열정을 보여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토목부 구현호(42) 주무관.

인천이 고향인 구 주무관은 시청에서 알아주는 '공붓벌레'다. 쉴 틈 없이 바쁜 공직 생활 속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책을 꺼내 전공 공부를 할 정도로 업무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도로와 교량, 하천과 철도 등 토목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이 좋아 결국 이쪽으로 진로를 선택하게 됐다"며 "약 20년 전인 대학생 시절 '토목기사'를 딴 것을 시작으로 열심히 공부해 2003년 공무원 시험에 붙어 본격적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2003년 인천 강화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처음 시작한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를 한 덕에 이듬해 '측량 및 지형 공간 정보 기사'를 따고 2005년엔 '건설안전기사'를 따는 등 손꼽히는 자격증 부자가 됐다. 어느덧 손에 쥔 자격증만 7개라고 설명하던 그는 3일 합격한 '토목구조기술사' 시험이 가장 남다르고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목구조기술사 자격증은 국가기술자격 시험 중 토목 분야 최고 난이도를 자랑할 정도로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논술 시험을 주로 다루는 다른 기술사와 달리 토목구조기술사는 수학과 물리학의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역학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는 탓에 많은 도전자가 패배의 쓴맛을 보기 때문이다.

그는 "토목구조기술사 자체가 기사 자격증 취득 후 실무 경력 4년이 있어야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길 정도로 어려움을 자랑한다"며 "고작 5~6%의 합격률을 보이는 기술사에 합격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토목 공부를 좋아하던 학생에서 어느덧 인천을 대표하는 토목 분야 전문가로 거듭나기까지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꿈나무인 후배 공무원들에게 업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기술사를 딴 공무원이 제가 처음은 아니지만 토목구조기술사는 흔하지 않은 만큼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은 있습니다. 제가 업무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들인 이유는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 그거 하나입니다. 업무를 하다가 모르는 게 생길 때면 막막하고 때론 분하기도 하거든요. 만약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면 과연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더 노력해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인천을 만들고 싶습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