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온·불법폐그물 영향 …어민들 조업 포기수준
본격적인 봄철 꽃게잡이가 서해5도에서 지난 4월 시작됐지만 이상 수온으로 꽃게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다. 서해5도 어장 확장에도 실질적인 혜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던 가운데 꽃게마저 사라져 어민들의 한숨이 깊다.
신중근 옹진군 연평도 어촌계장은 28일 "꽃게가 잡히는 적정 온도인 섭씨 14~15도 보다 3~4도 가량 낮은 상태라 꽃게 조업량이 크게 줄었다"며 "어민들이 보통 조업을 시작하는 봄에 어구를 구입하는 등 투자를 했는 데 예년같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최악의 꽃게 흉년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달부터 최근까지 연평어장에서 조업한 꽃게 양은 5만7000㎏으로 전년 동기의 64% 수준에 그쳤다. 또 인천 연안 전체 꽃게 어획고도 작년 4월 504t에서 올해 202t으로 절반 넘게 급감했다. 매년 봄어기(4~6월), 가을어기(9~11월)에만 조업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봄어기부터 시작된 서해5도 어장 확장과 조업 시간 연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상 수온까지 겹치면서 어민들은 "이번 조업은 포기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1일부터 서해5도 어장 면적이 1614㎢에서 1859㎢로 확장됐다. 어장 확장에 이어 조업시간도 일출·몰 전후로 30분씩 늘어났다.

꽃게 조업양이 줄어든 원인으로 이상 수온과 불법 폐그물로 인한 해양오염이 꼽힌다. 어민들이 폐그물을 바다에 무단 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어족 자원이 줄어들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구실명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달 초 어구실명제를 위반한 불법안강망을 단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다음 달 7~8일 1박2일 일정으로 연평도를 방문해 현장 소통에 나선다. 연평도 주민과의 대화, 꽃게 종자 방류 등을 통해 지역현안을 청취할 계획이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