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바이오헬스 현주소·미래 전략]

경기도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향남제약단지는 이미 특화된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고, 판교·광교 테크노밸리, 성남 하이테크벨리 산업단지공단 등이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판교에는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해 제약·바이오 업체 26곳이 본사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170여개의 생명과학기술(BT) 제약·바이오 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광교테크노밸리에는 동국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톡스텍 등 24개 제약·바이오업체가 입주해 있다. 보톨리눔 톡신 등 미용성형 분야 대표주자 '메디톡스', 신약개발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유유제약', 유전자 분석 전문 '테라젠이텍스'과 같은 제약·바이오업체도 연구소를 지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바이오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 공표한 '2017년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경기지역은 모든 부문에서 앞서고 있다.
바이오산업 시도별 생산 및 내수 현황에 따르면 전국 생산 10조1264억1900만원 중 경기지역이 4조2255억3100만원으로 41.7%를 차지하고 있다. 내수도 전국 6조6222억9800만원 중 1조9271억9900만원으로 29.1%나 된다.

연구인력도 많다. 경기지역 연구인력은 1만3593명으로 전국(4만4269명) 대비 30.7%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로 연구인력을 보유한 충북은 7800명(17.6%)으로, 거의 두배 차이다.
연구인력을 세분화해도 박사 872명, 석사 3124명, 학사 5461명, 기타 4136명으로 1위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내놓은 2017년도 제약바이오 산업별 업체 현황을 보면 의약품(228개), 의약외품(215개), 생물의약품(12개), 의료기기(1408개), 화장품(835개), 건강기능식품(145개) 등 전 분야에서 경기지역이 앞선다.

다만 이같은 산업생태계는 민간이 주도하고 있다. 도는 기업에 대한 지원 위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가 경기도형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도 관계자는 "도는 바이오산업의 성장가능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연구단계별 기업 수요 맞춤형 지원 강화와 도내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 등 경기도형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및 지원정책을 기획해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지역이 지역 특성에 맞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산업 정책, 지자체와 연계된 산업정책 방향 등을 추진하면 여러가지 특화사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관 성남산업진흥원 Bio웰에이징산업부장은 "경기도는 향노화, 의료기기, 뷰티 산업 등이 잘 돼 있고, 산학연구병원, 기업·대학 연구소도 있다"며 "이를 잘 살린다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복지산업들이 연계된 성장사업으로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상용화하기 전 단계인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이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산업부장은 "경기도는 바이오산업 선도지역으로, 기술 개발 등을 잘한다. 하지만 이를 상용화하기 전인 임상단계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행정이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성호 한국바이오협회 상무는 "경기지역은 의료기관도 가장 우수하고 행정이 주도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알아서 하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며 "이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더 확대돼야 하는데 행정이 글로벌 파트너와 연계를 이끌어주고, 많은 기업들이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