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환경연구소 내 두 그루
오산 물향기수목원 길목에
알고서도 묵인 "부끄러울뿐"
취재 들어가자 이전 등 논의
오산 물향기수목원 길목에
알고서도 묵인 "부끄러울뿐"
취재 들어가자 이전 등 논의
오산 물향기수목원 내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건물 현관 좌우에 일본 잔재 논란을 빚고 있는 '금송(金松)' 두 그루가 20년 넘게 똬리를 튼 사실이 확인됐다.
금송은 '일본 천황'을 상징하는 일본특산종으로 알려졌다.
옛 1000원 화폐 뒷면에 있는 도산서원 그림에 들어간 것이 확인된 이후 48년 만인 지난해 12월 담장 밖으로 쫓겨났다.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현충사 경내에 있던 금송도 지난해 9월 다른 곳으로 치워졌다.
또 인천대공원 백범 광장 인근 수목원에 있는 금송 역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도 산림환경연구소측은 금송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인천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금송을 옮기는 문제에 대해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06년 5월부터 오산시 청학로 211 일대 총 34만㎡에 산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식물자원을 보존·전시하고자 물향기수목원을 조성하고 있다.
수목원 내에 금송이 위치한 곳은 산림자원을 보호·관리한다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건물 현관 양 옆이다.
금송은 건물 3층 높이인 10여m로 자란 상태다.
금송이 심어진 시기는 수목원보다 오래로 1996년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이곳에 자리하면서 부터다.
물향기수목원은 금송이 심어진 도 산림환경연구소 건물 일대를 포함하고 있다. 금송이 도 산림환경연구소 앞에 있지만 이 곳은 수목원 길목으로 관람객들은 금송을 지나치게 된다.
도 산림환경연구소와 수목원 측은 그동안 건물 앞 금송나무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 양모(46)씨는 "아이가 '우리나라 수목원 건물 옆에 왜 일본 소나무가 심어졌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도립 수목원 건물 양옆에 일본 소나무를 보란 듯이 식재한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며 혀를 찼다.
자생식물연합회 한 관계자는 "식물자원 자연학습장 및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도립 수목원에서 향토 산림자원도 아닌 일본 소나무를 건물 앞에 심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금송에 대해 불쾌해 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다른 묘목으로 교체할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산 물향기수목원은 1일 주중 2000~3000명, 주말 5000명~1만명, 연 40만명이 찾는 곳으로 도내 대표적인 가족 체험 휴양공간이다. 학생들에게는 자연학습장 및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오산=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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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국적이 있나요? 우리 땅에 잘 자라고 있으면 우리 나무 아닌가요? 특정국가에서 상징목으로 간주한다고 배제하는 것 타당한가요? 중요 국가유적지라면 모르지만.
일전에 국립공원에 심겨진 낙엽송을 굳이 ‘일본 잎갈나무’로 굳이 부르면서, 잘 자라는 숲을 제거하려는 계획이 논쟁을 일으킨 것이 생각납니다.
좀더 합리적이고 균형적이고 길게 내다보면서 생각할 수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