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출몰에 매일 방역 진땀
"낡은 건물·습한 환경 주요인"
날이 따뜻해지는 요즘, 수원시의 한 구도심을 중심으로 바퀴벌레 떼가 자주 출몰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보건당국은 매일 방역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2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최근 영통구 매탄동 주민들로부터 "바퀴벌레를 퇴치해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10건 이상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이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는 바퀴벌레의 출몰 규모가 크고 빈번해서다.

해가 떠있지 않은 시간대면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 무리가 거리를 활보할 정도다.

쓰레기 더미나 하수도 근처에서는 특히 많은 개체 수가 목격되고 있다.

건물 내부에서도 바퀴벌레가 나오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바퀴벌레는 외형만으로도 징그러운데다 인체에 해로운 세균을 전파하는 해충이다.

민원을 받은 영통구보건소는 팀을 파견해 현장에서 수시로 살충제를 뿌리는 등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워낙 번식력이 강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이날 매탄동 일대를 둘러보니, 해가 쨍쨍한 대낮임에도 바퀴벌레가 종종 보였다.

주로 좁은 골목마다 있는 하수도, 갈라진 벽 사이 등 구석지고 습한 장소였다.

방역 과정에서 죽은 바퀴벌레도 보였다.

바퀴벌레 관련 민원의 경우 다른 지역도 발생하고 있으나, 보통 1~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 매탄동에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방역에 나선 전담반은 노후한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매탄동은 아파트가 대부분인 다른 지역과 달리 2000개가 넘는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곳이다.

이 가운데 20년 지난 노후 건물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닥다닥 붙은 건물 주변에 하수도가 설치돼 있고 음식물 쓰레기가 방치돼 바퀴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바퀴벌레는 군집하고 숨어살기 때문에 그쪽 지역에 상당한 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 등 사유지에서는 지자체의 방역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거주자가 주변 위생환경과 자체적인 방역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