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미추홀갑' 출마 가능성
체급 맞게 '험지'행 목소리도

내년 4월 인천지역 총선의 '키맨(중심인물)' 역할을 할 자유한국당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2주 후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조만간 인천 정계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시장은 지난 16일 미국에서 국내로 귀국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패배 후 같은 해 11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유 전 시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주 뒤 미국에 돌아갈 예정인데,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 대비해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직 유 전 시장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지역 정가는 그의 귀국 소식에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유 전 시장이 출마하려는 지역구가 어디냐이다.

현재로선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의 '남동갑'과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의 '미추홀갑'이 유력시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보수층'이 두터워 유 전 시장 입장에선 "해볼 만하다"란 생각이 들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남동갑은 맹 의원과 맞붙어야 할 명분을, 미추홀갑은 같은 당 홍 의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현재 홍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다른 변수도 있다. 한쪽에선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은 유 전 시장이 키맨으로서 도전 정신을 보여주려면 '험지'를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평·서구·계양 등 민주당이 유리할 수 있는 지역구에 도전해 승리하는 쪽이 3선 국회의원과 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을 거친 정치인의 품위에 맞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결국 인천의 13개 지역구가 유 전 시장의 행보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유 전 시장은 정계 복귀가 급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의 주변에서는 인천 귀국 시점을 6월 말에서 7월 초로 보고 있다. 이에 늦어도 8월이면 지역구 최종 결정과 함께 정계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 전 시장의 최측근은 "유 전 시장의 정치 커리어를 고려했을 때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해보겠다고 출마하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심사숙고한 뒤 보수층을 아우르는 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