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학보사 활동 중 영화에 빠져
2013년부터 준비한 시나리오 '발군'
▲ 영화 '배심원들'을 연출한 홍승완 감독. /사진제공=씨지브이(CGV)아트하우스

느릿한 말투에서 배려가 느껴진다. 누굴 상처 입혀야 자신이 다치지 않는 일상에서, 저토록 선한 자는 어떻게 살아갈까. 홍승완 감독은 그런 사람이다.

지난 15일 영화 '배심원들'이 개봉했다. 관객들은 영화에 빠졌고, 평단은 극찬했다. 여타 상업영화와는 다른 매력이 영화 '배심원들'에는 분명히 있다. 그렇기에 꼬리를 문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이 영화를 찾고 있다.

개봉 후 6일째인 21일, 홍승완 감독은 낮에는 시나리오 작업으로, 밤에는 전국을 돌며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홍 감독은 "개봉 직후 잔잔한 반응에 긴장하고 있지만 이번 주말과 휴일 인천과 경기도의 극장을 찾아 이곳 관객들과 호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인하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학보사에서 영화에 빠졌다. 인천과 인하대 곳곳을 걸으며 영화의 꿈을 키웠고, 몽상에 그치지 않기 위해 도전을 거듭했다. 대학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했다.

홍 감독이 이 영화에 담고 싶었던 것은 무얼까. "서툴지만 진심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힘"과 "그 속에 살아가는 일상과 정의는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리려 했을까.

홍 감독은 그 자체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에 영화 속 배심원단처럼 소시민의 눈으로 법과 정의를 시나리오에 녹일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지난 2008년 국민참여재판을 모티브로 지난 2013년부터 시나리오를 썼다.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썼고 세심한 영화 작업을 위해 유사 사건을 살폈다. 국민참여재판의 틀을 만든 김상준 전 서울고법 부장 판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의 로스쿨 강의를 청강했다.

탄탄한 시나리오는 영화를 꽉 채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틈을 찾을 수 없다.

영화 '배심원들'은 관객이 찾는 영화, 좋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지루할 틈 없는 재미와 실력파 배우들의 놀라운 케미, 영화가 던지는 울림이 큰 메시지를 가슴에 담는다.

첫 장편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바람은 크다. 홍 감독은 "솔직히 관객들이 많이 찾으시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아직 이르지만 그의 다음 영화가 더욱 기대된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