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공간' 수련회관, 대부분 키즈카페·상담센터로 운영 … 2년새 만명 발길 뚝
"어른들로 가득한 도시에서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놀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세요"

18일 오후 2시 인천 동구 청소년수련회관에서 만난 정다현(17·동구 송현동) 학생은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청소년수련회관에 청소년이 즐길만한 시설이 별로라 올 일이 많지 않다"는 게 정다현 학생 설명이다. "과거에는 수련회관에 친구들과 놀러 왔는데 지금은 마땅한 시설도 없고, 프로그램도 적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구 청소년수련회관은 청소년이 빠진 채 공간만 덩그러니 있는 상태다.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지만, 정작 청소년을 위한 시설은 부족해 발길이 끊기고 있다.

동구 청소년수련회관은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다. 현재 1~2층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키즈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2016년 지역 어린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말에 만들어졌다.

3층은 청소년 상담 센터와 지원센터가 있고, 5층은 대강당이다. 사실상 온전히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은 4층뿐인 것이다. 동구 청소년수련회관은 2000년 건립 비용 10억원을 들여 마련됐다.

전다은(16·동구 송림동) 학생은 "그저 공간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 의견이 반영된 놀이시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과거 화수청소년문화의집에는 노래방과 탁구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친구들과 많이 찾았다"고 했다.

동구 화수청소년문화의집은 2014년 재정 문제와 이용률 저조로 문을 닫았다. 동구 청소년들이 갈 곳은 수련회관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구에 따르면 청소년수련회관 이용인원은 2016년 5만0568명에서 지난해 4만9955명으로 줄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장수진 동구 의원은 "동구는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으로 청소년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하나뿐인 수련회관도 키즈카페가 들어서면서 청소년이 갈 곳을 잃었다"며 "다른 지역처럼 지하도를 이용해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동구 관계자는 "청소년 놀이 시설이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추후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