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분기 '희비'
하반기 동반 반등 기대
1분기 항공사들의 실적희비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성수기인 3분기부터 동반 상승하며 상저하고의 그래프를 그릴지 주목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은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15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이 매출 3조498억원과 영업이익 14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3조173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1768억원)은 16.2%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23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342억원의 당기순적자로 전환됐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7332억원과 영업이익 72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동기(1조7196억원)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656억원)은 89.1%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35억원에서 892억원의 당기순적자로 전환됐다.

대형사들은 고환율, 고유가 속에 오너리스크와 회계기준 변경 등 부정적 이슈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화물 부문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FSC들의 부진 속에서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은 환율과 유가 동반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는 동일하게 적용받았지만 비용절감과 부가사업 증대 등으로 나름 선방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3929억원과 영업이익 570억원으로 전년동기(3086억원, 464억원) 보다 각각 27.3%, 22.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5%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69억원에서 421억원으로 14.1%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도 1분기 매출 740억원과 영업이익 11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551억원·영업이익 24억원) 대비 각각 34.3%와 350.1% 증가한 수치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나머지 LCC들도 실적 하락하긴 했지만 폭은 크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업계 2위 진에어도 1분기 영업이익이 5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 감소지만 예상보다 선전했다. 매출은 2901억원으로 오히려 3.6%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별도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411억원과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8% 감소했다. 전 분기 1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것에서는 벗어나 흑자전환에는 성공했다.

에어부산이 1분기 영업이익이 55억원(매출액 1740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173억원) 대비 약 68% 급감하는 부진을 보였을 뿐 나머지 업체들의 성적은 준수했다.
2분기가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의 시선은 이제 하반기로 쏠리고 있다.

상반기까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용 증가와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상 속에서도 하반기 경영환경 개선과 각 업체들의 실적 개선 노력이 맞물리면 업계 전반의 동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노선 운영 전략과 고객 편의성 강화, 인건비 절감 등으로 수익성 확대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IATA 연차총회 개최, 미국 보스턴 등 신규 취항을 토대로 한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매각 작업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노선 운휴와 퍼스트 클래스 폐지,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나홀로 수익성을 제고한 제주항공은 중국운수권 획득, 제트스타와의 한국~호주 간 공동운항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공급이 가능해진 만큼 새로운 여행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는 국토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제재 해제에 따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20일 화물 및 장거리 1위 항공사인 대항항공의 시장 지위 회복 가능성이 높고 실적 부진에도 단순 손익 대부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점을 주목해 목표주가 4만5000원 및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