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피시설 왜 우리가" … 속 끓는 도내 지자체
"서울 기피시설 왜 우리가" … 속 끓는 도내 지자체
  • 최남춘
  • 승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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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민들이 지난 3일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열린 '구로차량기지 이전 시민토론회'에서 구로차량기지 이전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명시

 

 


경기지역 기초자치단체와 서울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도내 지자체로 기피시설 이전을 추진하거나 민원을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한 탓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이미 서울시만 혜택을 보는 기피시설들이 있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양시는 그동안 서울시가 운영하는 벽제승화원, 난지물재생센터 등 기피시설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지난 2012년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체결해 기피시설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적 합의를 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대표적으로 서울에 위치한 탄천물재생센터는 공원화사업을 진행한데 반해 난지물재생센터는 거의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삼송지구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와 서대문구 음식물처리시설, 도내동 차고지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공동합의문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때문에 고양시는 지난달 서울시에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지난 14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이춘표 고양시 제1부시장과 서울시 정책기획관을 양측 대표로 한 가운데 관계 공무원 30여 명이 참석해 논의 했다. 상호 중재자 역할을 위해 경기도 갈등조정관도 입회했다.

고양시가 제기한 현안은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 사업 신속 추진 ▲서울시 물재생센터 오염물질 배출 및 끈벌레 피해보상 ▲승화원 공원화 및 주민지원사업 신속 추진 ▲벽제묘지 주민지원사업(도로확장) 예산지원 ▲서대문구 음식물처리시설 불법 해소 및 주민협의 추진 ▲은평구 광역자원순환센터 주민갈등 해소 ▲도내동 서울시 차고지 위법 해소 등 총 7가지다.
특히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한강하구 어민피해 등 주요 분쟁사안들이 협의체 안건에 포함됐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기피시설 갈등 해소를 위해 양 시가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주민 기대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소모적 논쟁과 대립을 넘어 상생으로 나아가는데 서울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광명시도 구로차량기지 이전문제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 지자체장에게 공동대응을 제안했고, 시장군수협은 이를 받아들여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구로차량기지는 구로구민이 진동·소음 등 지속적인 민원 제기를 하면서 2005년 수도권발전종합계획에 따라 이전이 결정됐고,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는 광명 이전 기본계역 용역을 발주했다.

광명은 차량기지 친환경 지하화, 5개 역 신설, 이전과정에 광명시와 시민의 참여 보장, 지하철 운행시간 5분 간격 조정 등이 담긴 주민의견서 2만1175부를 국토부에 전달한 바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국토부의 구로 차량기지 이전사업은 서울 구로구민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광명시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김포공항 국제선 확대를 골자로 한 '김포공항 르네상스 계획'을 추진하자 인근 지역 지자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천시의 경기도의원과 부천시의원들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김포공항 르네상스 용역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오히려 "인천공항 2터미널 개항에 맞춰 김포공항 국제선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해가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인천 계양구를 비롯해 서울시 강서구·양천구·구로구·금천구 일부 지방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울시 우선 정책을 수정하고, 서울시도 서울시민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지자체의 피해에 공감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권한이 막강했던 시절, 서울특별시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에 인구가 적은 경기도 지역에 기피시설을 만들었다"며 "이제는 현실적으로 시설이전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시설에 인접한 도민들의 호소는 지역이기주의나 님비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가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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