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회 말리 홀트 이사장 별세
향년 83세 … 21세 한국행·평생 헌신


고아와 장애인의 어머니로 널리 알려진 사회복지법인 홀트아동복지회 말리 홀트 이사장이 지난 17일 오전 6시30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홀트 이사장은 2012년 골수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해왔다.

1935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화이어스틸에서 태어난 그는 오레곤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홀트아동복지회 간호사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60년 이상 한국에서 고아와 장애아동을 위해 헌신했다.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한 아버지 해리 홀트, 어머니 버다 홀트의 뜻을 잇기 위해서였다.

말리 홀트 이사장은 21세의 나이로 한국에 와 낙후된 의료 환경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 찾아가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1967년부터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홀트복지타운 원장과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이사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부모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왔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홀트복지타운의 장애아동을 돌보는데 평생 헌신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한국에서 영아원·보육원 간호사로 일했고, 경남과 전남북을 돌며 무의촌 주민의 질병 예방에도 힘을 쏟았다. 뇌성마비 등 특수재활의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미국에서 연구를 하기도 했다.

또 장애인과 고아, 그리고 이혼한 부모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자원봉사자로 일해 왔으며, 팔순을 넘긴 고령에도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중증 장애인들을 몸소 돌보아 장애인들에게는 '말리 언니'로 불리며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국민훈장 석류장, 대한적십자사 인도장 등을 받았다.

2012년에는 골수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생활을 견디면서 봉사의 삶을 살아왔지만 끝내 타계했다.

고인의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1일 오전 7시다. 장례는 홀트아동복지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031-914-6631)

/고양=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