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태우는 노란 차, 그동안 믿고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그냥 있을 수 없더라고요."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행인 등 6명이 다친 인천 사설 축구클럽 승합차 교통사고가 있은 다음 날인 16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A 초등학교 앞엔 아이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보통은 태권도, 유도, 검도 등 학원 차량이 학생 통학을 책임지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 학교 2학년인 아들을 데리러 왔다는 김선정(37)씨는 "아침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친한 학부모와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나왔다"며 "평소에는 하굣길에 태권도 학원 버스 타고 바로 학원으로 가는데 어떻게 관리하나 걱정돼 집에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망 학생들이 재학 중이던 B 초등학교는 슬픔에 잠겼다. 16일 예정돼 있었던 공개 수업도 취소했다. B 초교 한 교사는 "2명 학생이 무서운 일을 당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비통한 심정"이라고 마음을 짧게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송도국제도시는 물론 인천 전 지역에서 사상자 애도와 함께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송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송도국제도시 내 마땅한 종합병원이 없어 사고 지점에서 먼 거리 병원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 뭐가 국제도시인지 모르겠다", "오늘 낮에도 노란 차량이 신호 위반하는 걸 봤다", "축구, 야구, 농구클럽 통학 차량에도 강력한 운행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숨진 C(8)군과 D(8)군 빈소는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마련됐다. 아이 영정 사진을 보며 유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들은 하나같이 "어제까지만 해도 밝게 웃던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슬픔을 전했다.
지난 15일 교통사고 직후 숨진 학생들이 이송된 가천대길병원 응급실 앞에선 축구클럽 대표가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다. 피해자 부모는 대표을 향해 "이런다고 우리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였는데… "라며 말을 잇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송도 도심 복잡한 신호 환경 탓에 참사가 벌어졌다는 지적에 인천지방경찰청은 신호체계 개선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난 곳은 교차로가 연달아 있어 구조적 문제가 있다. 내부에서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진·이아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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