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미래 … '봉사'에 있습니다
▲ 사업가에서 교육위원으로 그리고 기초단체장으로 제2의 고향인 인천에서 다양한 이력을 선보였던 전년성 인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그는 이제 봉사를 통한 행복한 인천을 또 다시 꿈꾸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서구청장 재임 시절 '현미경 복지'로
소외 주민들 살뜰히 챙긴 경험 살려
지역 보답하는 마음으로 자리 수락

63만 봉사자는 인천 이끄는 원동력
읍면동 단위까지 네트워크 구축하고
기업 관심 유도해 동반 성장 이뤄야





'인천 서구를 품었던 열정으로 이제는 미래 희망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전년성(77) 전 인천 서구청장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014년 청장 임기를 끝낸 후 개인 활동에 매진했던 그가 올 3월 인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으로 다시 섰다.

사업가에서 교육위원으로 그리고 기초단체장으로 제2의 고향인 인천에서 다양한 이력을 선보였던 전 이사장.

그는 이제 봉사를 통한 행복한 인천을 또다시 꿈꾸고 있다.


▲ 자신을 키워 준 곳 인천

두 번째 고향인 그가 인천에서 선보인 직업만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1982년부터 인천에서 자리를 잡은 그는 여러 자리를 거쳤다.

때론 사업가로 인천시교육위원로, 해양소년단장, 서구청장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도 그는 서구청장 시절, 눈에 띄는 사업을 벌여왔다.

특히 일 년 내내 방문객이 이어지는 현 서구 '정서진'은 전 이사장 작품이다.

오늘날 정서진은 전 이사장이 서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 2011년 관광지로 발굴, 지정됐다. '정서진'은 해넘이 장소로 유명세를 타며 이제 서구를 넘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정서진 개발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그러나 정서진은 웰빙레저 공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현재 정서진은 테마파크 개발이 진행되면서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밀한 곳까지 살펴본다는 의미를 담은 '현미경 복지'도 그의 작품이다. 제도권 밖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살피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면 정부가 지원해주지만 아무것도 지원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은 더 어려울 수밖에요. 이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눈을 크게 뜨고 찾아내자고 한 것이 바로 '현미경 복지'입니다. 또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기업이나 자원봉사 단체들과의 매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현미경 복지'를 주장하며 이른바 희망복지지원단이라는 네트워크를 구성해 민간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보육문제는 물론 노인, 장애인 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이런 그는 올해 초 제안받은 인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직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어느 날 돌아보니 나이도 잊고 일만한 세월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선뜻 수락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인천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것이 자원봉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키워 준 인천을 위해 보답해야죠."


▲ 자원봉사로 행복한 인천 만들기

"이웃을 돕고 협력하며 좋은 사회를 만들 때, 지역 경제도 발전하고 범죄도 줄어듭니다."

인천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63만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 수는 전 이사장에게 큰 자랑거리다. 여기에 10개 군구에 포진해 있는 자원봉사센터는 인천을 떠받치는 원동력이라 믿고 있다.

서구에서 촘촘한 '현미경 복지'를 강조했던 그는 시센터를 중심으로 군구자원봉사센터 간 치밀한 네트워크를 구축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우리가 어떤 봉사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봐요. 읍면동 단위까지 마을 자원봉사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으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요구를 발굴해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천살리기 운동 등 환경문제와 50억원 가까운 돈이 투입된 '사랑의 집고치기'는 전 이사장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들이다.

"사람이 마시는 공기도 물도 오염된 세상에서 환경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천은 물론 섬 역시 중국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 모두가 다 나서야 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10년 간 진행된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은 47억원이 투입돼 집수리 800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그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큰 과제로 꼽고 있다.

기업들의 참여가 곧 시민 혜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은행 인천지역본부는 1억6000만원을 시자원봉사센터로 기탁했다.

기탁된 돈은 지역 내 8개 시·구 자원봉사센터 봉사 차량 구입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IBK 기업은행은 2013년부터 8개 군·구자원봉사센터 지역에서 월 2~3회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한해 평균 1만여명의 어르신들이 이용 중이다.

"기업의 기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사회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매우 절실합니다. 기업과 인천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발로 열심히 뛸 수밖에요."

자원봉사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전 이사장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잊지 않았다.

"우리 미래 빛깔이 회색이냐 장밋빛이냐는 자원봉사 참여자들과 봉사 수준에 따라 결정됩니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봉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