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지사 가 2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서 지역화폐 구입 안내부스를 방문해 격려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기본소득은 과거에서 현재로 오면서 점차 이상에서 현실로 바뀌는 모양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기본소득 실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960~70년대 미국 7개주와 캐나다 1개주에서 최초로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특정지역에서 5개 모델로 일정소득 이하의 가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부의 소득세' 실험이다. 기본소득 보장시 노동의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하는 게 목표였다. 실험결과 노동의욕 감소는 크지 않았다. 남편 6%, 아내 19%, 여성 가구주 15%로 노동시간이 감소했는데 이는 육아 등의 사회적 현상이 컸다.
오히려 학교출석 증가, 주택 소유 증가, 영양 개선, 의료비 감소 등 사회적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
1976년에 석유 등 천연자원 수입 일부를 '알래스카 영구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는 미국 알래스카 주는 1982년부터 영구기금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배당 금액은 영구기금 실적의 5년 평균에 근거해 결정되는데 1000달러로 시작한 배당은 2015년 2072달러까지 높아졌지만 미국의 최저생계비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영구기금배당은 기본소득 정의에 가장 충실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해 알래스카의 소득분배는 미국에서 가장 평등해졌다.

나미비아는 2008년부터 2년간 기본소득을 실험했다. 나미비아 시민단체인 '기본소득연합'이 오미타라 지역의 빈곤지역 주민 930명을 대상으로 2년동안 매월 100나미비아달러를 지급했다. 재원은 국제 종교단체들을 비롯한 후원금으로 조달했다. 실험결과 1년만에 해당 지역의 극빈층은 86%에서 68%로, 식량 빈곤층은 76%에서 37%로, 체중 미달 어린이 비중이 42%에서 17%로 떨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인도 마드야프라데시주에서는 2011년부터 '일반 프로젝트'와 '부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원은 뉴델리 유니세프와 여성자영업자협회가 유니세프 기금으로 마련했다.
일반 프로젝트는 8개 마을 중 4곳에는 17개월간 성인에게 월 200루피(1년 후 300루피), 아동에게 100루피(1년 후 150루피)를, 부족 프로젝트는 1개 부족마을에 1년간 성인에게 월 300루피, 아동에게 150루피를 지급했다.
이 결과 기본소득 지급 마을은 소득창출 활동이 21% 증가한 반면 미지급 마을의 생산적 활동은 9% 증가에 그쳤다.
부족프로젝트에서 자기 땅에서 직접 농사짓는 농민이 실험마을에서는 40%에서 62%로 증가한데 반해 통제마을에서는 43%에서 36%로 감소했다.
핀란드는 2017~2018년 동안 실업자 2000명에서 월 560유로를 지급했다.
실업자가 재취업시 중단되는 실업수당 대신 재취업과 무관하게 계속 지급되는 기본소득을 받을 경우 노동의욕이 증가하는 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실험결과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없지만 웰빙효과는 크다고 나왔다.
1년차 효과 예비결과를 보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연간 고용일수는 각각 49.64일, 49.25일로 차이가 없었다. 이는 기본소득을 받더라도 노동의욕이 감소되지 않는다는 반증인 셈이다. 반면 건강, 스트레스, 취업가능성에 대한 확신 등이 컸다.

스위스 라이노시는 올해부터 1년동안 신청자 813명을 대상으로 25세 이상이면 월 2500프랑을 지급한다. 월 소득이 2500프랑 이하이면 소득액을 반납하고, 그 이상이면 기본소득을 반납하는 방식이다.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변화를 보기 위해서다.

유영성 경기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의 경우 기존 실업자 보호제도에 비해 노동의욕이 감소되지 않고 다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후진국들의 경우 기존 사회복지에 비해 빈곤 해결과 건강, 창업 등 여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