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정의·평화·복지 시대의 기초"
▲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열린 2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선포식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애니밀러(Annie Miller)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애니밀러(Annie Miller)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애니밀러 "불평등 사회 해결 방법"

강남훈 "공동부 기본소득 도입을"

李지사 "함께사는 세상위한 시도"

"기본소득이야말로 '정의', '공정', '평화', '해방', '복지' 등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인 애니밀러(Annie Miller)는 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비전에서 현실로:정의, 평화, 복지의 새로운 시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애니밀러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해리엇-와트 대학에서 경제학, 수학, 계량경제학을 가르쳐 온 경제학자이자 기본소득 분야의 세계최고 권위자 중 한사람으로 지난 2017년 '기본소득 핸드북'이라는 저서를 출간했으며, 현재 '기본소득 포켓북'을 집필 중이다.

그는 기본소득제에 대해 ▲정기적 지급 ▲현금 ▲개인 ▲보편적 ▲무조건 이라는 특징을 지녔다고 설명하며 여기에 무차별화(undifferentiated)라는 특징을 추가했다.

애니밀러는 "무차별화는 어떻게 보면 보편성과 비슷한 특징인데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분류, 카테고리와는 무관하다는 점"이라며 "이를 포함하면 기본소득 특징이 6개로 늘어나는데 올해 BIEN 연말회의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해방(존엄, 간섭받지 않는 권리, 재정적 자율성 등) ▲소득보장과 웰빙(Well-Being) ▲공정하고 포용적인 사회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노동시장 ▲투명하고 책임성 있는 행정 체계 구축 등 '우리사회의 5가지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기본소득이 인간에게 '재정적 안정'과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고, '소득 불평등 해소'와 '노동시장 유연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투명한 행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의', '평화', '복지' 등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부자들에게도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지 ▲왜 무상으로 지급해야 하는지 ▲기본소득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모든 사람이 일하는 것을 그만두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지 등 '기본소득'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기본소득이 없는 상황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는 기후변화, 세계화, 금융위기 그밖에 많은 전지구적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것이 불평등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해결해주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본소득에는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불교가 강조하는 '자비'와 '타인도 축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 등 '깊은 인류애(Humanity)'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공동위원장·한신대 교수)는 '공동부(Common Wealth)'라는 개념을 들어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서의 기본소득을 소개했다.

강 이사장은 "시장의 불평등이 확대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동부가 사유화되고 있는 것으로, 공동부가 사유화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를 하면 할수록 불평등이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라며 "공동부의 소유자에게 개별적으로 보편적으로 무조건적으로 균등하게 소득을 지급하는 공동부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에서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많은 시도와 노력들이 있었고, 실패했다고도 성공했다고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본소득제도는 인류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명백한 좋은, 새로운 시도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에는 애니밀러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과 안드레이스 예니 스위스 라이노시 시장 등 해외 석학 및 행정가를 비롯해 정성호·유승희 국회의원, 송한준 경기도의회의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한병환 행정관,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대표,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도내 31개 시장·군수 등의 내빈과 도민 등 1만8000여명이 함께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