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서 설명회 열었지만
송탄·송북동 2차례 무산
100명 모여 '점거시위'도
▲ 송북동주민센터를 점거한 주민들이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평택 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대한 평택지역 주민설명회가 잇달아 무산돼 난항이 예상된다. 송전탑 설치 예정지 인근 평택 주민들은 전자파로 인한 건강권 침해와 주변 산지의 환경파괴 등을 호소하며 반대하고 있다.

25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전력공급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345kV 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평택·안성·용인시 등 3개 지역에 총 35기의 송전탑을 세울 예정이다. 평택지역에는 지산동 2기와 도일동 2기 등 총 4기가 설치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2일(송탄동)과 24일(송북동) 설명회를 열고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설명회는 송전탑 건설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지난 12일 오후 2시 송탄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는 40여 명의 지산·도일동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아무런 사업 설명도 진행되지 않은 채 40여 분만에 종료됐다. 이어 24일 오후 2시 송북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도 송북·지산·도일동 주민 100여명이 설명회장을 점거하고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주민들은 "삼성이 평택에 있기 때문에 평택주민들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억측"이라며 "국가와 정부는 더 이상 한전의 만행을 방관하지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송전탑 건설을 막고 모든 송전선은 지하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북 9통(동막마을) 이상동 대책위원장은 "이 지역은 이미 154kv 송전탑이 여러 개가 지나가고 지하에는 SRT 고속열차가 지나가고 있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송전탑 건립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과 시 관계자는 "주민대표들과 논의를 거쳐 다시 주민설명회를 열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