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발 악취 영향권'
민원 끊임없이 제기돼
시 "정부서 해결해달라"

인천시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제2의 판교를 꿈꾸는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지가 '굴포천발 악취 영향권'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는 정부와 정치권에 악취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지 경계선엔 2016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이 흐르고 있다. 문제는 굴포천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 사업지 주변 거주지에서 "악취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비가 내리면 합류식 하수관거에 있는 오수가 빗물과 섞여 굴포천으로 유입되고, 이후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여 악취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계양구와 부평구에선 차집관로(하수가 모여 이동하는 관로)를 설치해 악취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굴포천 상류부에 자리한 부천지역은 여전히 차집관로 설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는 경인아라뱃길과 굴포천 사이에 설치된 '수문'이 평소 닫혀 있는 것도 악취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수문이 굴포천을 타고 아라뱃길로 흘러 내려가야 하는 오수 등을 차단하다 보니, 수문 쪽에 퇴적물이 쌓여 악취를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는 국토교통부엔 아라뱃길 수문 개방과 퇴적물 준설을, 환경부엔 굴포천 상류부 오염원 조사 및 차단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광역교통망 확충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계양테크노밸리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됐음에도 사업지구 내 철도망 계획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가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 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이 사업이 실현되면 2호선이 계양테크노밸리 인근 작전역(인천지하철 1호선)을 경유하게 돼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계양테크노밸리는 자족 기능과 함께 주거 기능을 품고 있다"며 "향후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교통·악취 문제를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은 335만㎡ 규모의 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동 일대에 도심형 첨단산업단지와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