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서 정책토론회
"지난 3월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의 분명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앞으로 이 원칙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김남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올해 초 기업 주주총회 현장에서의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과정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마련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발제자로 나선 김 위원은 한진칼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을 제시한 국민연금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주총에서의 입장을 사전공시하고 다른 주주를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음에도, 국민연금은 주총 이틀 전에야 수탁자책임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또 논의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담당자들이 자본시장법상 조항을 잘못 설명하면서 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유에 맞게 기관투자자는 이해충돌이 없는 독립적인 견제 활동을 하면 된다"며 "이를 위해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내년 주총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구조 개선 등 내부 문제 해결을 함께 논의하고, 안될 경우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하며 보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넓혀가야 한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은 이미 시작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ESC)'를 강조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민연금은 몇 조 단위로 운용되는 펀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수익이 아니라 외부화 효과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는 사회 전반의 가치 실현을 목표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