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대학명 후보 항목 포함
시 설문조사 지역주민 '발끈'
관련 민간단체 시 항의 방문
▲ 수원시 권선구 수인선(수원~인천)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역사명칭 선정과정에서 인근 대학과 산업단지가 뛰어들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원주민들과 대학측에서 플래카드를 내걸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시가 '수인선(수원∼인천) 복선전철 건설사업'으로 들어설 역사 명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학교와 산업단지 명칭을 후보로 넣고 설문조사를 벌이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22일 시 등에 따르면 시는 수인선 사업구간에 개통되는 2개의 역사 명칭을 선정하는 절차로 지난 15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수인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수원~고색~봉담(오목천)~화성~안산~인천까지 총 52.8㎞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조사에서 가장 많이 선택된 역명과 후순위 역명은 수원시 지명위원회를 비롯해 사업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상정, 검토된다.

대상은 고색동(고색동 377-2 일원)과 오목천동(오목천동 473-3 일원)에 건립 중인 2개 역사다.
사업이 본격 시작되던 6년여 전부터 가칭 고색역, 오목천역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두고 고색동, 오목천동 일부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주민과 논의도 없이 대학교명 등이 포함된 역사 명칭을 설문조사 한다는 이유다.

현재 시는 오목천역의 경우 수원여자대학과 한국방송통신대학명을, 고색역은 수원산업단지(새 명칭 델타플레스)명을 각각 조사항목에 넣은 상태다.

'오목천역', '오목천(수원여대)역', '오목천(방송대)역', '고색역', '고색(델타플렉스)역', '고색초교역' 등 모두 6개 항목이다.

이에 대해 오래 전부터 시와 사업관련 협력을 해왔던 단체 소속 주민들은 최근 시 본청에 항의 방문해 "주민과 합의도 없이 대학 등에 혜택을 주려한다"며 반발했다.

주민들은 또 영통역이나 광교역 명칭 등 설문조사의 사례를 빗대면서 지역의 의견을 우선할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시는 과거 수원시청역 등 중심역사를 제외한 영통역 등 대부분 지역역사는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만 참여하도록 했다.

이번 수인선 역사 설문조사의 참여대상은 만 19세 이상 수원시 시민(2000년 4월 24일 이전 출생자)이면 가능한 상태다.

고색동 청년회 관계자는 "사업을 위해 수년을 시와 함께 노력한 쪽은 대학교도, 산업단지도 아닌 지역주민이다.

특히 고색역은 일제강점기부터 운행된 수인선 시절에도 있던 명칭"이라며 "주민들이 양보해서 투표를 붙인다하면, 지역의 의견이 우선되도록 해야 정상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부터 대학과 산업단지에서 명칭 사용 민원을 냄에 따라 투표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역사 명칭은 수원시, 사업시행자를 거쳐 국토교통부 등에서 심층 깊게 논의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을 배제하는 행정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여대는 역사 명칭에서 대학명을 반영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있고, 주민 단체들도 맞서서 여론전을 펴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